처음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고 한 챕터 읽고…이 책은 빌려 읽는 책이 아니로군. 내 생각으로 만들면서 음미하면서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졌다.(원제는 FOR SMALL CREATURES SUCH ASWE; Rituals for finding meaning in ourunlikely world) 일상의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우주. ‘이렇게 작은 존재를 위하여’를 위한 아주 적확한 수식어다.


저자 사샤 세이건은 코스모스의 저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 그리고 코스모스 시리즈를 함께 제작한 TV쇼 프로듀서 및 작가 앤 드루얀의 딸이다. 저자 생애의 상당수가 세속적이고 과학적이며 유대교적인 가족과의 대화에서 나눈 추억과 사랑에서 비롯됐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니까. 저자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고 크고 작은 자연과 인간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인간의 유한성과 가변성을 이해하면서 자랐다. 탄탄한 자아와 자존심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의식과 노래, 종교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관계를 맺음으로써 결혼과 출산, 양육을 경험하기까지 경험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불안에 맞서는 자신만의 방법을 키우며 삶에 대한 찬사와 애정을 가지면서 말이다. 유대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유대교 문화에만 종속되지 않았는데도 다른 종교를 가진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면서 가족만의 리추얼(반복되는 일상 습관)과 전통을 만드는 모습도 신선했다. 접해 보지 못한 시선과 이야기였기에 이런 역경과 고민이 있을 수 있었겠구나, 사람은 여러 곳에서 서로 공명할 수도 충돌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는 것은 축복이며, 기쁨을 얻으려면 두려움과 직접 맞서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나 작은지,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짧은지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인생을 사랑할 수 있게 되자 정말 어른이 된 것 같았다.성장의 정의에 두려움과 마주선다는 의미가 들어가기도 한다. 뭔가 힘든 일을 하고, 자신을 해방시키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성인이 되는 관문이다.책 뒷표지의 추천사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와 있다. 상당히 공감이 갔다.
가족과의 사랑을 성숙하게 실천하는 곳에서 자신의 일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당당한 사색적 태도에서 그는 코스모스의 전우주적 성찰을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음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 책은 코스모스의 가족 버전이다._정재순(뇌과학자)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이 광대함을 감내하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결코 당연하지 않은 삶을, 서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책이다.’_김하나(작가)’


택시 기사는 우리 부부의 대화나 섹스처럼 꼭 있어야 할 것은 없다는 투로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꼭 같이 노래를 불러요. 함께 그렇게 즐기면 사이가 두텁게 유지될 거예요…부모님은 사랑을 신성한 것으로 보듯 나를 키워 주셨고, 그래서 존과 나는 항상 우리의 사랑을 종교적인 것으로 여기신다. 초자연적이거나 운명지어졌다거나 그 의미가 아니라 믿고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종교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꼭 필요한 요소인데도 부족한 점이 하나 있었다. 보통 종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의례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 온 세계의 중심에 있는 헌신과 기쁨을 정기적으로 재확인하는 절차가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 기분이 안 좋을 때도, 바쁠 때도, 화가 났을 때도 중요한 일을 일깨우기 위해 해야 하는 일, 솔직히 정말 하기 싫을 때도 해야 할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 이름도 모르는 택시 기사가 우리에게 그런 것을 만들어 준 것이다.p58
나의 어린 시절, 우리 집에서는 정월대보름 이외의 신성한 봄 의식이 있었다. 어머니가 나를 위해 만든 ‘첫 열매 축제’인데 ‘꽃피는 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은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가장 큰 선물은 우리 스스로 축하해야 할 것을 만들어내고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을 기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침내 봄이 왔다는 사실이었다. 꽃피는 날은 온갖 고초를 이겨내고 새로 지은 날이었다. 언젠가 봄날 모녀와 함께 그 창 앞에 서서 죽은 것처럼 보이던 나무가 실은 죽지 않았다는 경이로운 신비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새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곧 따뜻해진다고. 해가 길어지고 해가 내리쬐는다고 한다. 여전히 신비롭게 느껴진다. 어쩌면 기적 같기도 하다.p86
우리가 아무리 많은 의식을 거쳐 생활한다 해도 매일매일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어쩌면 시시각각 불확실성을 느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되지? 이게 사실일까? 어떻게 될까?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 언제든지 매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을까. 이런 불확실성에 맞서기 위해 세계를 조금이라도 통제하려고 만들어낸 작은 도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린 시절 나는 불확실성에 불안을 느꼈고 나만의 미신을 떠올렸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잊지 마! 죽지 마!” 그러자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약속할게!” 아버지는 정확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분이라 이렇게 말했다. “최선을 다하겠다!” 아버지는 그때 이미 50대였고,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일 때문에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것은 우리가 매일 밤 치르는 의식이었다. 잠시 동안 그렇게 하면 안전하고 확실하며 죽음을 통제할 수 있는 환상을 가질 수 있었다.p93
우리 부모님은 다른 신앙에 노출되는 것이 나에게 해를 끼칠까 봐 걱정하시지 않았다.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죽음에 집착하던 시절 내가 부모님께 이렇게 물었다.마르하(사샤의 유모)는 죽으면 천국으로 가고 천국에는 신이 있어 천사들이 하프 연주를 한대. 그런데 부모님은 죽음을 영원히 꿈꾸지 않고 자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잖아. 누구 말이 맞아?부모님은 입을 맞춘 듯 곧바로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단지 그렇게 말했던 것만은 아니다. 마치 그게 정말 좋은 일이라는 듯 빙긋 웃으며 열띤 목소리로 즐거운 듯 말했다.이 대화가 나에게는 정말 큰 깨달음을 주었다. 죽음이라는 미스터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삶의 본질을 엿볼 수 있는 창을 얻은 듯했다.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불확실성은 실제로 존재한다 얼버무리거나 덮을 필요는 없다. 최대한 많이 알려고 노력하는 도중에도 불확실성이 있음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p97
1950년대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입증의 책임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에게 있다고 했다… 아버지의 책 창백한 푸른 점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과학은 모호성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신뢰를 유보해야 한다. 싫증날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내가 누구의 딸인지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내게 종종 이렇게 묻는다. “그럼 당신도 과학자입니까?”…이상하게도 나는 속으로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극문학을 전공했고 더 이상 객관적인 학문 분야에 종사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나에게 과학을 세계관 철학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처럼 주입하셨기 때문이다. 가톨릭교도가 모두 성직자는 아니듯이 과학적 방법론을 신봉하는 사람이 모두 과학자는 아니다.부모님은 저녁식사 때까지 점심식사 중에 대두된 논쟁을 계속하셨는데 이것이 나의 생각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부모님은 복잡한 개념까지 내게 설명하려 하셨지만 그것도 절대 무시하지 않으시고 지적이고 상냥한 존중심을 보이시면서 그러셨다. 나를 마치 작은 몸 속에 갇힌 교수처럼 대했다. 부모님이 이런 태도로 다큐멘터리를 만드셨으니 과학자가 아니라 많은 보통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p99
책에 지식을 구하는 경험이 나를 지적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키웠다. 나는 세상과 우주의 기능에 대해 매일 조금씩 잘 알고 있다. 날마다 서서히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배움을 통해 연관성을 발견하고 짜릿한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세상은 그리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자신감과 용기가 자랐다.호기심을 품고 세상을 탐구하는 일은 퍼즐을 완성하기보다 조개껍질이나 우표처럼 작고 예쁜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가 되는 것과 비슷했다. 이런 물건은 지구상에 무한히 있기 때문에 전부를 모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식의 알갱이 하나하나가 빛나는 보석 같았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그것을 다른 보물들과 함께 특별한 상자에 넣어 서로 어떻게 어울릴지, 아니면 상반될지 상상했다.p100
학교에서는 모든 것이 갈라져 있다.그러나 이런 구분은 인위적이다. 사실은모두인간이어떻게자기자신과세계를이해하느냐하는하나의주제,하나의이야기입니다.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으면 찾을수록 나는 그들 모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p104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고 수습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사용법이 다르다」라는 말의 본질인 의미, p112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실제로는 상상만큼 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과할 때 쓸 수 있는 형식적인 틀이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종교에 있어서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보상하는 방법을 제공한다.p115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성스러운 책 한 권이 없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자체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의 양심과 경험으로 스스로 각자의 경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누구나 특히 잘못에 대한 사과를 정기적으로 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과학을 자기 철학의 뿌리로 삼는 사람일 것이다. 오류 수정이야말로 과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틀리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성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과학과 종교의 결정적인 차이는 나보다 앞서 온 사람들, 내가 그 편을 드는 선각자,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쳐 준 사람(교사, 영웅, 멘토)의 생각을 입증하면 좋은 과학자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자 과학자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 랍비, 성직자, 수도사들은 반대로 전통을 고수하는 사람들이다.p120
아는 것은 축복이며, 기쁨을 얻으려면 두려움과 직접 맞서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나 작은지, 우리의 시간은 얼마나 짧은지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인생을 사랑할 수 있게 되자 정말 어른이 된 것 같았다.성장의 정의에 두려움과 마주선다는 의미가 들어가기도 한다. 뭔가 힘든 일을 하고, 자신을 해방시키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성인이 되는 관문이다.p142
부모님은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결혼생활을 하시고 저에게 결혼제도의 좋은 점을 잘 보여주셨다. 부모님은 회의주의를 가르치면서도 냉소주의에 빠지지 말라고 하셨다. 무엇보다 사랑에 대해 냉소하지 말라고. “믿어줘” 어머니는 나와 다른 사람이 파트너와 싸울 때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가장 좋은 점을 보라”고 가르치기도 했다.p210
결혼의식도 당연히 진화했다. 단순히 이 여자가 이 남자에게 속한다고 선언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그보다는 두 사람이 동등한 주체로서 함께하며 서로를 더 행복하고 외롭지 않은 존재로 만들려는 선택을 한다는 뜻으로 바뀌어 왔다.결혼은 언제 어디서든 미지의 삶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상대와 결혼하면 그리고 가족과 친구의 사랑과 지지가 있으면 잘 해낼 것이다.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