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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증상, 녹내장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대부분은 각종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불편은 녹내장 자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녹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에서 오는 증상이 많다. 애초에 세상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없다. 그 약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보다 크다고 판단할 때 약의 사용이 정당성을 얻는 것이다.
우리 몸은 인위적으로 무언가가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수할 때 눈에 물이 들어가면 따끔하고 충혈되듯이 어떤 안약이라도 눈에 넣으면 바로 불편하다. 가뜩이나 최근에는 눈이 건조해지고 딱딱해진 안구건조증 환자가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안약을 사용하면 안구건조증이 더 악화되기 쉽다. 안구건조증 악화는 안약에 포함된 방부제로 인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약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약은 작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출시되기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고 가격이 비싸며 많은 쓰레기를 배출해 환경에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만약 안구건조증이 심해 일반 안약으로 불편함이 크다면 무방부제 안약 사용은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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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약제 자체에 의한 충혈, 가려움증, 눈 주위의 피부염 등이 자주 나타난다. 하루 1회 사용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안약은 눈 주위 피부가 검어지고 속눈썹이 길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부작용이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멈추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았을 때 오는 무서운 결과에 비하면 얻을 것이 많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고 어떤 사람은 전혀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매우 심한 고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불편은 녹내장 자체에 의한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약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부작용으로 인한 불편함을 의사와 상의해 약제 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녹내장 약제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약제에 부작용이 심한 사람은 부작용이 적은 다른 약제를 찾아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녹내장 자체의 증상도 있다. 앞서 언급한 안구 통증, 시력 감소, 두통, 오심(속쓰림,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매우 약해져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매우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눈 속의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이 막힌 폐쇄각 녹내장에서 나타난다.▶오늘의 한마디◀애초에 세상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없다.
▶생생한 경험담◀나는 녹내장으로 확진되기 몇 년 전부터 안구건조증이 있었다. 인공눈물을 처방받고 점안하던 중 녹내장으로 확진돼 여러모로 인공눈물이 더 필요해졌다.
처음부터 코섭에스(무방부제)를 점안했기 때문에 약을 쓴다고 해서 이전보다 눈이 건조해지지는 않았다. 다만 그 반대로 눈이 건조할 때 거섭에스를 점안하면 통증이 심하다. 나는 약을 넣기 전에 미리 인공눈물을 한 방울 넣고 촉촉하게 한 상태에서 거섭에스를 점안한다. 그러면 훨씬 통증이 덜한 기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