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책을 읽은 구절 구절 이유는…책상의자 홍보부터 시작한다.YG와 JYP의 책상의자를 뒤늦게 알고 시즌1과 시즌3를 섞어서 듣고 있는 중이다 브루나이에서 산책하면서 들었던 시즌1인가? 인생이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이야기 편에서 연명의료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의사 출신 사회자(JYP), 과학전문기자(YG), 초대 패널인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보니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작동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나중에 해당 책도 찾을 예정이다.
책상과 의자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책을 읽지 않고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협찬이 아니니 할 말은 제대로 하고 주제에 따라 대화가 여러 차례 오락가락하니 지루하지 않다. 전문성이 꽤 높은 것도 장점. 누구든지 불러내서 감정에 호소만 했다면 아마 나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책을 좋아한다면 들어보세요.온화하고 꾸준히 권할 생각이다.
아, 무. 통. 시즌3, 비교적 최신편에 고독사를 피하는 법이라는 소설이 소개되는 날이 있었다. 이곳에는 JYP YG와 김홍비 씨가 등장해 한동안 화제가 됐다고 하지만 소감만 보고 나는 싫다고 판단한 죽은 자의 집을 청소한다는 단호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단호한 의견 때문에 김홍비 작가가 더 마음에 들었다는…) 어떤 내용인지는 카페에 회원인 이기린 씨가 올려주는 프로그램 요약에 나오는데 꼼꼼함이 힘든 편이었다. 오디오 클립과 카페를 병행하다 보면 이 신기한 독서 공동체에 푹 빠진다.대한민국 모임의 시작 네이버카페 cafe. naver.com
또 나는 매주 시신을 보러 간다라는 책을 전자도서관에서 보고 있자 재빨리 읽었다. (와 진짜 책 후기보다 책을 갖게 된 이유가 더 길다)도 했고, 의자가 없었다면 읽어보려고 시도한 적도 없는 책이다.
나는 매주 시신을 보러 간다라는 제목을 잘 골랐을까. 서울대 최고의 죽음 강의라고 하는데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라는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가 떠오른다. 이것은 읽지 않았다
책의 구성은 총 3장인데, 1장에서는 ‘법의학’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들여다보는 마음이랄까. 각종 사건사고의 감상, 흥미진진한 이야기, 그래서 말끔히 끝난다.
그렇게 3분의 1을 보내고 나니 2장에는 죽음의 과학적 정의와 죽음의 다양한 원인, 죽음의 형태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다. 살면서 의사가 아닌 이상 뉴스에서만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죽음에 대해 새로 정리된 자료가 누군가에게 필요하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존엄사, 연명치료, 자살과 같은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 3장에서는 죽음의 5단계에 대한 설명과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렇게 척척 마무리.
어느 쪽이든 주목을 끌려면 자극적인 제목과 흥미진진한 도입부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의 제목과 내용이 1장 이후에 확실히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이렇게 제목을 딴 것이 장점인지는 잘 모르겠다. 1장 내용만 마음에 들어 샀던 사람들에게는 2, 3장 내용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2, 3장에 나오는 (1장에 비해) 비교적 전문적인 내용이 필요했던 사람은 어디선가 책 소개를 들어야 제목과는 당연히 매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법의학자의 일과와 사례로 한 권을 모두 채우거나, 연명의료 존엄사 죽음에 대한 성찰에 대한 내용으로 한 권을 모두 채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것저것 욕심을 내고 있어서 왠지 어중간하게 산만한 기분이다. 연명의료에 대한 설명을 시즌1 책상과 의자 방송에서 자주 들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얕았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만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관련 책을 읽어본 것은 처음일 수 있다. 죽음이란 아직 먼 얘기, 남의 얘기 같아서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건 알지만 미루는 마음이랄까. 어쨌거나 이 책이 시작인지도 모른다.
새해라고 정해놓고 고른 책은 아니었지만, 시작하는 한 해의 첫 번째 책이 ‘죽음’에 관련된 책이구나. 저장해놓고 순서를 바꿔야 되나? 딱히 의도했던 거야 깊은 뜻이 있었던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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