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우 현정 [책 후기]

사람은 누구나 아픔이 남아있어 그냥 남 모르게 할 뿐. 막상 좋은 말을 하려다가도 툭하면 울고 싶고 재수 없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잘 참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몰랐던 배우 #박현정 선생님(이하 박현정)의 얘기였다.순탄치 않은 삶을 살며 현재 성공하고 사는 박현정. 어려서부터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혼까지 하면서 혼자 두 딸을 키우며 사는 탄탄한 미혼모다. 남들처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던 그였기에 웃으며 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남들이 부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누구나 남이 가진 것을 보고 내가 못 받았다고 하면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왜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을 갖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떠오르지 않게 되는 것은 기본심리가 아닐까 싶다. 가정형편 때문에 미술가의 꿈을 접고 희망하지 않는 국립대 사학과에 진학한 뒤 오빠의 권유로 배우의 꿈을 시작했으나 결혼과 육아 때문에 끊긴 배우 경력. 더군다나 좋지 않았던 결혼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낙점한 이혼. 배우 아닌 다른 꿈도 있었기에 그는 남들이 봐도 좋을 만한 인생을 택한 게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그녀 곁에는 훌륭하게 자란 두 딸이 있어 스스로를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아닐까.가정을 지키며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박현정. 어릴 적 두려웠던 아버지의 모습에 떨렸고 배우 일에 만족하고 싶어도 결혼 생활을 위해 포기해야 했던 배우 일마저 포기했다. 게다가 전 남편의 악행이 그를 덮치는 바람에 그녀의 단란한 가정지킴이는 결국 물거품이 된 셈이다. 슬픔은 누구에게나 상처로 남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런 상처를 딛고 일어선 박현정은 포기란 없다는 투로 강한 의지를 키우며 다시 나타났다. 2017년 KBS 오전 일극 ‘꽃피어 달순’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며, 방송극 외에도 대학로 연극 ‘너 나도 할 말 있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대학로 연극 너 나도 할 말 있어에 캐스팅될 때는 준비기간이 열흘도 안 돼 스스로 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기 힘들 것 같다며 거절했지만 연극계 스태프들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어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결국 설득에 넘어갔지만 지금도 관객에게 호응이 넘치는 연극을 하면서 행복을 더 크게 느낀다고 한다. 언젠가 한 번은 그가 나오는 연극을 꼭 보러 가고 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한 의지가 그의 인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된 듯했다.아무리 큰 상처를 입더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한번 뿐인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쉽게 손을 놓았다가는 내 인생마저 포기해 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상처가 오래간다 해도 씻어내려는 의지가 없다면 인생도 검게 그을린 채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아픔을 씻는 것은 남이 해줄 수 있다고 해도 스스로 먼저 씻어버릴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앞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미혼모이자 배우 박현정의 모습을 나는 더욱 응원할 것이다.

2021년 6월 19일 권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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