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자 태양계의 끝에서

태양의 엄청난 크기와 질량 때문에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을 하면서 태양계를 형성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태양계의 일원임에 틀림없다 가끔은 집을 떠나 멀리 여행하는 것처럼 지구를 떠나 태양계 끝까지 갈 수는 없을까

이 여행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일단 지구를 떠나는 것이 문제다. 세계 7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은 모두 지구 표면에 달라붙어 산다. 그만큼 지구도 큰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구와 우리 사이의 만유인력도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지구에 의한 만유인력에서 벗어나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아주 강한 힘으로 야구공을 지구에서 떠나기 위해 하늘 높이 던진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세게 던져도 야구공은 수십 미터에서 다시 떨어진다.지구의 인력 때문이다. 나보다 훨씬 힘센 사람이 던져도 마찬가지다. 이런 지구 만유인력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태양계의 끝은커녕 지구도 빠져나올 수 없다.

지구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거는 쉽다 슈퍼맨 같은 사람이 엄청난 힘으로 야구공을 던지고 계속 하늘 높이 올라가면 된다 어느 정도의 힘으로 던져야 되지?

이것은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지구와 야구공의 만유인력은 지구의 중심을 향한 구심력과 같다. 이 구심력 크기 이상으로 던지면 야구공은 쉽게 지구 인력을 떠나 지구 밖으로 날 수 있다. 이 최소한의 속도를 계산하기 위해 지구와 야구공의 만유인력과 구심력을 동일하다고 놓고 방정식을 만들어 풀면 답이 나온다. 즉 이 대답은 지구를 벗어나는 데 최소한이기 때문에 이보다 조금 더 강하게 던지면 야구공이 지구를 떠날 수 있다. 이 계산은 2~3분이면 바로 결과를 알 수 있다. 야구공을 초속 11,200km/s 정도의 힘으로 던지면 된다.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출발하더라도 우주선이 이 속도로 발사되면 우리는 쉽게 지구를 떠날 수 있다. 야구공도 우주선도 그 자체의 질량은 이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속도는 1초에 11,200km나 날아가야 하니 실로 엄청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능력이 있어 이런 우주선을 오래 전에 개발했다. 1969년 인류는 달에 처음 착륙했는데도 이 속도로 우주선을 발사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빠졌다. 초속 11,200 km/s는 단순히 지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속력이다. 우리는 태양계 끝에 다다를 수 있을까? 지구를 떠나서도 태양이라는 엄청난 질량에 해당하는 만유인력이 우리의 우주선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비록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가 1억 5천만km 떨어져 있지만 그 만유인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태양으로 끌려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지구 만유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초속 11,200km/s로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처럼 태양의 인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속력을 감안해야 한다. 태양으로부터 1억 5 천만 km 떨어진 지점에서 태양의 인력을 벗어나려면 어느 정도의 속력이 필요한가. 이것도 계산해 보면 몇 분 안에 답이 나온다. 초속 42,500 km/s가 된다. 즉, 지구의 인력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속 11,200km/s로 충분했지만, 지구에서 지구의 인력뿐만 아니라 태양의 인력까지 벗어나기 위한 속력은 42,500km/s로 발사해야 한다.

이 엄청난 속도가 가능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목성의 인력을 이용하면 된다. 목성은 화성의 다음 위치에서 공전하고 있으며 지구를 기준으로 하면 태양과 반대편에 있다. 그런데 이 목성의 크기와 질량 또한 엄청나다. 목성 쪽으로 지구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목성의 중력에 의해 태양 반대편으로 우주선을 데려갈 수 있다. 즉, 우리는 이 목성의 질량을 이용한다면, 굳이 42,500 km/s라고 하는 속력으로 발사할 필요가 없다. 목성의 질량을 넣어 계산해 보면, 한국 우주선은, 초속 15,000 km/s의 속도로 목성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우주선을 발사하면, 태양계의 끝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태양계의 끝까지 가는 여행을 시작해 보자. 우리는 멋진 우주선을 탔다. 우주선의 이름을 ‘한국호’라고 짓자. 대한민국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초속 15,000km/s로 발사된다. 태양과 반대 방향의 태양계 끝을 향해 방향을 잡아 엄청난 속도로 수직 발사된 우리 우주선은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해 쭉쭉 올라간다. 그리고 곧 지구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지구를 떠난 우주선은 엄청난 태양의 인력을 받지만 목성 인력의 도움을 받아 태양으로부터 서서히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지구를 벗어나면 우주공간에는 지구에서의 공기 같은 것이 없고 저항력도 거의 없어 우주선의 속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또 태양계 끝을 향한 방향으로 우주선이 발사되면 지구를 떠난 우리 우주선이 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계속 그 속도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목성의 도움으로 우리 우주선은 지구를 떠나 화성을 통과해 목성 쪽으로 갈 수 있으며, 목성과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행성의 인력에 의해 당겨지지 않는 경로를 잘 계산해 나가면 우리 우주선은 목성을 통해 토성 고리를 관찰하고 천왕성과 해왕성을 지나 태양계 끝까지 도달할 수 있다.

만약에 태양계의 끝을 지나면 어떻게 될까. 태양계는 태양의 인력이 미치는 공간을 말한다. 이 경계를 넘으면 태양의 인력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태양계 끝까지 갔다가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더 여행을 할지, 아니면 다시 지구로 돌아올지는 우리가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태양계의 끝을 벗어나는 순간 태양의 인력을 받지 못함으로써 다시 우리의 고향인 지구로 돌아오기는 어렵다. 만약 태양계 밖으로 갔다가 돌아오려면 그 우주선 자체의 추진력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우주의 미아로 살아가야 한다.

태양계의 끝까지 가는 것이 꽤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뭔지는 나름대로 다르지만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추진력과 방향을 잘 잡고 중간에 부딪치는 것을 잘 극복하고 이용하면 나름대로 멋진 인생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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