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천문학자가 쓴 산문.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라는 책을 리뷰해 볼까 합니다.소냐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팝업으로 나온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요즘 천문대에 다니는 우리 아이는 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트렌드서에서도 우주산업에 대해서 언급하잖아요. 천문학자’라는 단어에 확 끌렸어요.
게다가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라고 적혀 있지 않을까요? 네, 저는 전문가를 존경합니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천문학자는 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또 하나 저자 소개를 보면 저자가 여성이었어요. 얼마 전에 읽은 랩걸이라는 책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 그녀의 연구에 대한 열정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성만의 서사 그것에 끌리기도 했지만 여성 특유의 감성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도 공통점이 있잖아요. 여성 과학자 그래서 더 읽고 싶어졌어요.
나는 이 책을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했어요. 사실 지하철을 타고 내려 독서하는데 번잡함에도 불구하고 집중이 잘 됐어요. 그만큼 마음에 들어요.
무해함에 대해서… 천문학자가 쓴 책이기 때문에 산문이지만 천문학 지식도 상당히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산문이라 지식 자체보다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시선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그 안에 눈에 띄는 표현이 있었어요. 무해하다.저자소개에도이런말이있습니다.
언제 회신될지 모르는 신호를 우주로 흘려온 우주에는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과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 자연 그리고 우주를 동경한다.
무해하다는 말에는 순수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 무해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 무해한 세계로 뛰어든 사람. 그래서 무해한 사람 중 한 명.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무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친구가 무해하고 아름다운 화가인 것처럼 그녀도 무해하고 사려 깊은 천문학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천문학을 하느냐고 물으면…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왠지 그렇게 됐다고 그녀는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더 좋았어요. 그렇잖아요.저희 선택도. 멋있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더 좋은데 사실 그냥 흐름을 따라 흐르다 보니까 도착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녀가 천문학을 계속하는 이유를 말하면서 언급한 이 선택이라는 단어가 저는 정말 좋았어요. 제가 자주 생각하는 일이거든요.
어느 쪽이든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시작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고, 계속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고, 그만두는 데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느 쪽 용기를 낼지는 각자의 선택. 그녀의 선택은 지속되는 쪽에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부터 배운다, 우주가 주는 가르침!어린왕자를 보면서라도 천문학적인 지식을 떠올려야 할 운명.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그런 걸 따지냐?”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어린왕자 중의 잘못된 사실을 보면 숨통이 트이는 사람이지만 연구자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천문 지식을 바탕으로 멋진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보이저호 이전에는 몰랐던 우주. 그 우주가 계속 펼쳐지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사실 이 우주는 계속 존재했잖아요. 우주뿐만이 아니겠죠.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세상이 말이죠. 이 문장이 그런 세상의 이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팩트체크를 하는데 이렇게 친절한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수성에는 해가 하루에 두 번 지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멋있지 않아요?
저는 슬플 때면 해 뜨는 걸 보곤 하거든요. 뭔가 마음이 또 밝아진 것 같아서. 새로운 에너지가 채워지면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 행성은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 우리 분명히 어렸을 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배웠는데 아이들에게 가르치려니까 명왕성이 사라져 당황했던 기억이 없어요? 어느 날 갑자기 명왕성이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면서 ‘수금지화목토천해’로 잘라야 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명왕성은 보기대로 원래대로 그대로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저희가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어요. 이 부분에서 저는 우주가 위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거대한 우주는 단지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당연하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더 감사하고 있습니다. 대기도 산소도 오존층도 없는 행성이 많은데요. 지구는 우리가 충분히 살 수 있는 대기도 있고 산소도 있고 자외선을 막는 오존층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이 삶을 살고 있잖아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지구는 그냥 그렇게 생겼을 뿐이라서.
이것은 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멋진 우주선을 탄 여행자들. 우리의 인생은 빛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찬란한 지구 위에서 태어난 행운아들이니까요.
그녀도 어머니
하아. 이 문장으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어머님은 정말 다 비슷하시네요. 천문학자라고 해도. 우리는 이렇게 항상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면모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요. 엄마가 귀찮아 하는 게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엄마가 돌보는 게 당연한 이유가 될 수 없는 거죠.
‘우리’에게 보내는 고마움이 책에서 과거의 천문학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아무런 도구가 없던 시절 맨눈으로 하늘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주기를 발견하고 차이점을 발견한 사람들. 얼마나 오랜 노력과 집중이 필요했을까요? 그렇게 이룬 걸 보니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고려시대에도 조선시대에도 그런 기록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많이 알려진 것은 서양 천문학의 역사지만 사실 한국의 업적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소제목에 ‘우리’라고 표현을 했어요. 이우리라는표현은이책의마지막에나오는어떤질문에대한답에서가져왔습니다. 소련과 미국은 항상 우주 경쟁을 해왔잖아요. 결국은 미국이 먼저 달에 사람을 보냈는데 소련 과학자에게 그때 기분이 어땠냐고 질문했대요. 그런데 이렇게 대답했대요. ‘우리’가 사람을 달에 보내줘서 기뻤다고.
이 ‘우리’는 인류 전체였습니다. 미국인도, 미국 항공우주국도 아니고. ‘우리’, 어쩌면 지금 우리 삶의 모든 것에 대해 우리는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하겠습니다. 고마운 ‘우리’에게 보답할 수 있는 ‘우리’의 일원이 되려고. 제가 무엇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글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중요한 이야기를 아직 안 했네요. 제목이 ‘천문학자는 별을 안 본다’잖아요. 천문학자인데 왜 별을 안보는걸까?? 과학자의 세계에도 분업이 있었거든요. 천문학자라고 해서 모두가 천체망원경을 조절하고 직접 눈을 대고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하시면 책으로 확인을.
그리고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냥 하늘에 뜬 걸 동그랗게 말아 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행성 등등.게다가 이 책의 저자님은 달 과학자니까 별을 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저자가 우주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을 강의하는 이야기가 책에 나옵니다. 비전공자들이 대부분인 강의 이 강의를 듣는 친구들이 언젠가는 일식을 소재로 한 ‘해를 품은 달’ 같은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얘기하거든요. 그걸 보면서 아마 이 책이 한 과학자의 서사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천문학에 대한 기초지식이라도 조금 알아가는 책이 되기를 바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한테는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전혀 관심을 가질 생각도 없었던 천문학의 세계에 대해 아주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거든요.
그럼 이만 오늘의 책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참고로 이 책을 보면서 우리가 지구별 여행자라고 했던 김영하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열어보고 싶어지네요.제가 가볍게 서평한 글도 있으니 링크 같이 덧붙여볼게요.여행이야기?? 여행이야기!!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박학다식 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