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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의 실명 확률
최근 연구에서 녹내장에 걸린 사람이 평생 실명에 이를 위험도를 조사했는데, 미국의 1980년대 이전 조사에서는 녹내장 환자가 한쪽 눈을 실명할 확률이 25% 정도, 둘 다 실명할 확률이 10% 안팎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최근 조사에서는 한쪽 눈 실명 확률이 15% 정도로 줄어들고 두 눈 실명은 전체 환자의 5% 안팎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한편 우리나라에 흔한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를 분석한 한국의 최근 조사 결과에서는 녹내장이 발견된 후 한쪽 눈이 10년 이내에 실명할 확률이 2.8%, 15년 이내에는 8.7%로 나타났다.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거의 모든 환자가 곧 실명할 것 같은 공포에 떨지만 실명 확률이 그리 험악한 수치는 아니며 두 눈의 실명 확률은 훨씬 낮을 것이다.
그러나 실명할 확률이라는 것은 참고자료일 뿐 발견 당시의 녹내장의 진행 정도와 녹내장의 종류, 그 사람이 몸의 상태, 그리고 발견 후의 치료 경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물론 아직 무서운 수치이긴 하지만 통계에 나타난 실명 환자 대부분은 녹내장을 너무 늦게 발견했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더욱이 지금은 실명위험률 조사 당시에 비해 훨씬 효과적인 약제가 속속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고 수술방법도 발전하고 있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위험은 시대가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늦기 전에 녹내장이 발견된 환자는 치료를 잘 받으면 거의 평생 실명하지 않고 보고 읽으면서 여생을 즐길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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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는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녹내장 발생률, 실명확률 등 통계에 제시된 숫자가 아무리 낮아도 그것이 본인에게 발생한다면 100%와 다르지 않을까. 그러나 다행히 녹내장이라는 병은 진행이 빠르지 않은 병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빠른 진행을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녹내장 전체 환자의 평균적인 진행 속도로 계산하면 녹내장이 처음 발병한 뒤 실명에 이르기까지 대략 30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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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녹내장인 정상 안압 녹내장은 평균보다 진행이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 당뇨병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으로 몸이 허약하다면 상당히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진행이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진 폐쇄각 녹내장은 빨리 발견해 원인에 대한 치료를 제때 받고 안압만 잘 조절하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느끼는 공포는 어떻게 보면 허무하게 과장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그 소수의 %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환자를 불안하게 하고 의사를 불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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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숙고하고 조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도리에 맞지 않게 도를 넘는 과도한 걱정은 삶의 질(Quality of Life)과 전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다.
▶오늘의 한 문장◀조기발견과 조기치료는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생생한 경험담◀통계 수치만 봐도 녹내장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음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불안한 게 환자의 마음이다. 진단 초반에는 이성과 감정이 따로 노는 과도기가 있었다. 하지만 곧 몇 달이 지나면 내가 녹내장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걱정 없이 살아가게 된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