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넷플릭스에서 홍보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코로나의 시국으로 개봉이 되지 못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게 된 작품이었다.
원래는 20세기 폭스사에서 만들어 여름시즌이 개봉되는 슬러셔 공포영화였지만 아무래도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먹히거나 디즈니는 원래 영화 개봉 라인업이 많았던 데다 코로나 시국에 개봉 일정이 늦춰져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에 팔린 모양이다. 처음엔 이상한 이야기 배우들이 많이 나와 당연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면 90년대 정서가 많이 들어있고 그런 정서를 가진 드라마 이상한 이야기에 출연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 것은 어느 정도 의도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공포영화를 처음 흥행한 것도 아닌데 첫 제작부터 3부작으로 만든 것은 대단한 시도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이런 슬러셔 무비는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괴상한 스토리의 배우들이 나온다지만 출연료가 비싼 배우들이 아니어서 3부작으로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이라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제대로 개봉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우선 원작 소설이 국내에서 유명한 것도 아니고 감독이 유명한 사람도 아닌 데다 배우들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도 아니어서 이렇게 넷플릭스로 볼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
이미 3부작으로 완성이 끝난 작품이어서 매주 공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봄과 초여름 시즌에 이렇다 할 공개작이 없던 넷플릭스가 여름부터는 무시무시한 총공세를 펼치다 보니 나름대로 볼 것이 많아져 시간이 없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난 뭐 별 만점을 줬는데 솔직히 이 영화는 완전 내 취향의 영화라고 할 수 있어.
나는 원작소설에는 별 관심도 없고 읽고 싶지도 않지만, 슬래셔 무비에서 이만한 완성도와 스토리 구성, 그리고 생각보다 훌륭한 연출력을 갖춘 영화는 찾기 힘들다. 1994년이 배경이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장센도 충분히 납득하게 꾸며진 듯해 90년대 공포영화에 열광했던 분들이라면 추억 여행에 잠시 잠길 수 있다. 나도 90년대에 공포영화를 몇 개 보는 바람에 몇 편의 영화가 엇갈린 적도 있었다.
특히 90년대 미국 공포영화들은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이는 슬러셔 무비가 유행했는데 그런 정서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트렌디함을 잃지 않고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다. 게다가 블룸하우스 공포영화 같으면서도 그보다는 좀 더 깊이가 있기 때문에 서양평론가들은 생각보다 극찬을 남기는 경우가 많고, 이런 영화들도 로튼토마토나 IMDB, 그리고 다른 평론가들의 평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입으로는 슬래셔 무비라고 하고 실제로도 많은 등장인물이 죽어 가지만 실제로 오한을 느낄 만큼 무섭지는 않다. 피가 튀는 장면이 많고 잔인한 장면도 많지만 내게만은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코미디 영화 같은 장면들이 즐비해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 영화는 슬래셔 팝콘 무비를 보면서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무서운 장면이 언제 나오냐고 바들바들 떨면서 보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애당초 초점이 공포의 장면이나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한마디로 가볍게 볼 수 있는 하이틴 주인공들의 요란한 팝콘 영화로 틀을 맞추면 상당한 완성도를 갖춘 영화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초반 오프닝 장면부터 전설의 90년대 공포영화 스크림에 대한 오마주를 바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할 만큼 아주 전형적인 진행 방향은 아니어서 꽤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아니, 그런데 오프닝 장면에서 90년대 미국 쇼핑몰이 나왔는데 난 이것만 보고 이것과 특별히 지금하고 크게 다른 점이 무엇인지 자세히 판별할 수가 없었어. 나도 종종 미국으로 비행을 가면 그냥 호텔에서 마련해 준 셔틀버스를 타고 쇼핑몰만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다녀온 쇼핑몰과 영화 속에 나오는 쇼핑몰이 구성이나 분위기 면에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만큼 미국은 이미 선진국이 된 지 오래여서 시대가 가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한국은 5년이 지나도록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같은 시간이라도 한국처럼 변화가 빠른 나라와 미국처럼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린 나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나는 첫 오프닝 장면을 보고 영화가 상당히 가벼운 내용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갑자기 치어리더들이 나오고 마녀사냥의 저주가 내려온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게다가 자신의 피를 마녀사냥 무덤에 흘렸다는 이유로 주인공의 연인 샘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이 좀 황당하긴 했지만, 이런 슬래셔 무비에서 합리성과 이성은 당장 버려야 하기 때문에 이해하기를 미리 포기해 버렸다.넷플릭스를 통해 의외로 폴란드 영화를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또 다른 부유한 유럽의 프랑스, 독일, 그리고 blog.naver.com 피롤이 묻히자마자 저주에 걸린 샘을 죽이기 위해 마녀였던 사라 피어는 마을의 살인마를 부활시키고 샘을 죽이기 위해 총공을 퍼붓지만 샘의 애인과 친구들은 이런 샘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 불멸의 살인마를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총을 쏴도 살아나고, 불에 태워도 터미네이터처럼 살아나는 유령 좀비들을 죽일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그리고 불에 타서 액체가 된 유령 좀비들이 터미네이터 2에 나오는 악당처럼 합체하는 모습은 다소 기괴하면서도 영화 터미네이터 2가 떠올라 갑자기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90년대에는 정말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구나. 터미네이터2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TV에서 방영할 때마다 봤던 기억도 있지만 리마스터 버전으로 화질을 깨끗하게 해서 다시 한 번 공개했으면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했다.
이 영화 피아 스트리트 파트 1 1994는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상당히 연출력이 좋아 나는 집중하고 재미있게 감상했다. 이렇게 재미있게 감상할 줄 몰랐기에 나는 2편과 3편도 기대되지만 격주로 개봉했으니 곧 볼 생각이다.
너무 무서운 공포영화보다는 킬킬거리면서, 그리고 90년대의 향수를 느끼며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강렬하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만 가족이나 연인끼리 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100%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