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콘솔 등 GPU 탑재기기 수요 증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고공행진에 그래픽카드 품귀 AI 서비스 종류가 많아지고 성능이 향상될수록 GPU 의존도 높아져 5~10년 내 자율주행차 양산 본격화…GPU 관련 기술 핵심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래픽 카드 가격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현재도 구하기 힘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향후 5~10년 내에는 그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자율주행차 본격 양산에 앞서 핵심 부품인 GPU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PC용 GPU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20.5%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GPU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고 직전 분기 대비 10.3%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이후 PC와 노트북 수요 증가에 따라 GPU 공급량도 꾸준히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GPU 시장 점유율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엔비디아(nvidia)가 지난해 9월 공개한 ‘RTX30 시리즈’는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에서 품절 현상을 겪기도 했다. 한때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지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용산 전자상가나 온라인 오픈마켓 입점업체들도 품절과 입고를 반복하고 있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RTX3090을 탑재한 그래픽카드 거래가격은 1월 200만원대였으나 현재는 366만원을 넘어섰다. 사진 = 다나와 캡쳐
두달전 200만원 그래픽카드 지금은 344만원
온라인 오픈마켓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0만원대에 출시된 RTX3070은 현재 140만~17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90만원 중반대에 출시된 RTX 3080은 200만원을 넘기도 한다. 6개월 새 두 배 이상 가격이 높아진 셈이다.
기가비트 등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엔비디아, AMD 등이 만든 GPU에 PCB보드, 냉각기, 출력포트 등을 더해 그래픽카드 완제품을 만든다. 기가바이트가 엔비디아 RTX3090을 탑재해 만든 그래픽카드는 지난 1월 2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34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상승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도 그래픽카드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채굴업자’로 불리는 이들이 구형 그래픽카드까지 동원해 채굴에 나서고 있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가격에 그래픽카드를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 민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 채굴업체가 노트북 그래픽카드를 활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있다. 사진 = BTCer 웨이보 계정
이 같은 GPU의 몸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정체될 수도 있지만 노트북을 중심으로 한 PC 수요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원격접속과 휴대용 이성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업무용과 교육용 시장에서 노트북의 가치는 꾸준히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이 2019년 이전 수준(연간 1억6000만~1억7000만대 규모)으로 회귀하지 않고 시장 규모를 2억~2억2000만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나는 AI 서비스 연산담당 GPU 역할 커진다
개인용 PC나 노트북, 암호화폐만의 문제가 아니다. 늘어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용 GPU 수요 상승으로 이어진다.
포털이나 기타 웹사이트는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PC로 번역, 이미지 분류, 음성 인식, 자동응답 챗봇 등 AI 기능을 이용할 때 입력한 정보를 IDC로 전송한다. IDC에서는 고성능 GPU를 활용해 AI 연산을 한 뒤 결과를 다시 사용자 기기로 전송한다. 현재 대다수 스마트폰이나 PC는 AI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연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AI 서비스 종류가 많아지고 AI 성능이 향상될수록 데이터센터 의존도는 클 수밖에 없다.
시스코에 따르면 올해는 전 세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전년 대비 10.17% 늘어난 628곳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란 면적 2만2500㎡ 규모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자연스럽게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GPU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분야의 강자도 엔비디아다. 시장조사업체 리프터(Liftr)는 2019년 5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더, 구글 클라우드, 알리바 클라우드 등 글로벌 4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AI 가속기의 97.4%가 엔비디아 GPU라고 집계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용 GPU 가격을 올려도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상황”이라며 “GPU를 국산화하면 가격 등 데이터센터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 부족 GPU 관련 기술 국산화 필요성 높아진다
GPU의 필요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향후 5~10년 내 3단계 자율주행차를 본격 양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단계 자율주행에서는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체적으로 운전하며 긴급상황에서만 탑승자 제어를 요구한다. 탑승자는 긴급 상황을 제외하면 전방에 시선을 고정할 필요가 없다.

자율주행차 사진=쌍용차 공식 블로그
3단계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GPU 연계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에 탑재한 카메라가 전방에 나타난 물체를 포착하면 차량용 GPU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야 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AI 시스템이 내린 판단에 따라 차량을 제어하기 때문에 연산 속도 등 GPU 기술력은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핵심이다.
테슬라가 자체 칩셋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이유다.
곽수진 한국자동차연구원 AI 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GPU를 포함한 고도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며 “5~10년 내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했을 때 글로벌 밸류체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대비해 GPU 관련 기술의 국산 솔루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해 인공지능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고성능 GPU 기술이 중요해진다”며 “쉽지는 않지만 삼성 등 국내 업체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단시간에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email protected]
원문 : 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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