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결함 중 하나인 K리그 흥행을 막고 있는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로 대개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꼽습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프로스포츠 경기단체 자료에 따르면 4개 종목의 프로스포츠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경기당 평균 관중을 정리한 해당 자료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평균 관중 1만280명을 기록했습니다. 프로 축구는 5,769명이 경기장을 방문했습니다. 농구의 평균 관중은 남자 2,992명, 여자 1,090명을 기록했고 프로 배구는 남자 리그를 합산해 2,535명을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듯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높은 관중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프로 리그의 수용 규모나 좌석 점유율은 순위가 달라집니다. 좌석 점유율은 야구 54.8%, 축구 19.5%, 남자농구 53.8%, 여자농구 39.3%, 배구 64%입니다. 평균 관중 순위와 달리 좌석 점유율에서는 프로 배구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프로 축구의 좌석 점유율이 눈에 띕니다. 점유율이 20%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평균 관중은 2위를 기록했는데도 말이죠.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리한 한국 프로 스포츠 관중의 추이입니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국내 프로 스포츠의 좌석 점유율 추이입니다. 프로축구(노란선)가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프로축구는 평균 관중과 점유율 간 차이가 큰 것일까.한국축구는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엄청난 인프라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규모와 시설을 세계적 수준에 갖춘 경기장을 전국 10개 도시에 보유하게 됩니다. 프로 축구의 평균 관중과 좌석 점유율의 차이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한국일보는 월드컵 경기장 20주년을 맞아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광주 구단이 4만245석 규모의 큰 집(주경기장)을 떠나 1만7석 규모의 작은 집(축구전용구장)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경기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K리그 관중 규모에 비해 경기장이 워낙 커 경기 관람 시 몰입감이 떨어지는 데다 경기장과 관중석 사이에 육상 트랙이 깔려 관람의 질도 낮아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홈구장 다운사이징(Down Sizing)을 결정한 것이다.”

예식을 예로 들면 많은 게스트들이 예식장에 와서 축하를 하지만 예식장은 예식장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큰 규모밖에 되지 않습니다. 월드컵 개최와 4강 신화라는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 준 대회가 너무 큰 인프라를 남겨 놓고 있어 이젠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아요.

인천, 부산, 대구, 광주는 기존 구장에서 적당한 규모로 홈구장을 옮겼습니다. (한국일보 기사로 정리)

한국축구의 기형적인 인프라를 확인할 수 있는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로서는 특히 낮은 프로축구 좌석점유율과 월드컵 개최시를 대비한 경기장 인프라간의 괴리를 확인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영광이 이제는 오히려 독이 되는 실정이고 손흥민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는 이런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트넘 홋스퍼는 2019년 4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Tottehnham Hotspur Stadium)’으로 홈구장을 옮긴다. 기존 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White Hart Lane) 자리에 경기장을 신축했습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6만 2천 명을 수용하는 큰 규모입니다. 토트넘 홋스퍼는 1882년 9월에 창단된 팀입니다. 잉글랜드 런던에 연고지를 둔 대표적인 클럽 팀이 6만 홈구장을 갖기까지 137년이 걸렸습니다.

잉글랜드에서도 빅 클럽으로 꼽히는 토트넘 홋스퍼, 창단 137년 만에 6만 석 규모의 경기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FC 서울은 2004년부터 서울 월드컵 경기장(상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4년 창단된 서울 이랜드 FC는 잠실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토트넘 홈보다 4천명 많은 6만 6천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잠실종합운동장은 7만 명으로 50명 부족한 6만995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도 137년에 걸쳐 갖춘 경기장 규모를 한국은 팀이 정해지는 즉시 확보합니다.

잠실종합운동장의 수용 규모를 잉글랜드에 대입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퍼드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가 되는 큰 경기장이 됩니다. 리버풀 FC의 홈구장인 앤필드(Anfield)는 5만 4천 명, 첼시의 홈구장, 스탠퍼드 브리지(Stamford Bridge)는 4만 1천 명,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Etihad Stadium)은 5만 5천 명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팀입니다.

경기장의 물리적인 크기뿐 아니라 시간 축적으로 봐도 한국 경기장 인프라는 기형적입니다.

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이랜드 잠실 종합 운동장입니다. 프리미어리그로 가면 올드 트래퍼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용 규모입니다.

프로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결함,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그동안 한국 축구의 발전 혹은 K리그 흥행 등을 이야기한다면 수준 높은 경기, 선수 등 ‘축구 자체’에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덕분에 한국축구의 실력은 그동안 많이 개선되었어요. 실제로 K리그는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K리그를 아시아 최고 리그(세계 20위, 아시아 1위)로 선정하였습니다. K리그는 10년 연속 아시아 1위를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태도로 다가가면 이미 성장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고민과 해결과제는 운동장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장 인프라는 그중에서도 문제죠. 대구 FC가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합니다.

대구는 2019년 시즌부터 새롭게 개장한 DGB대구은행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대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대구 도심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6만 6천 좌석에 최대 수용 인원이 10만 명에 달하는 곳입니다.

대구 FC가 이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했을 때는 그다지 눈에 띄는 팀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1만 2천명을 수용하는 DGB대구은행파크로 이전한 후 K리그 전체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매력적인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대구FC는 2019년부터 DGB대구은행파크에 오픈하였습니다

물론 경기장을 옮긴다고 프로팀의 매력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구 FC의 변신은 어떤 홈경기장을 사용해야 매력적인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빼고는 경기장 인프라가 축구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리그,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우리에게 적합한 경기장 인프라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현재 갖추고 있는 인프라의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종합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참고 자료

e-국가지표 프로스포츠 운영현황(https://www.index.go.kr/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662) 지붕벗겨진 지 20주년 맞아…’쓸모없는 날을 돌아보세요'(한국일보 2021.01.04)K리그, 세계프로축구리그 순위 10년 연속 아시아 1위(스포츠동아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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