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자율주행차 개발과 함께 도로주행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사고 사례 두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2018년 미국의 40대 여성이 자전거로 도로를 건너고 있었는데 맞은편에 차 한 대가 시속 65km로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여성과 충돌했습니다. 이날로부터 닷새 뒤에는 한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이어지던 차량 2대와 잇따라 충돌해 폭발로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상의 사고는 자율주행차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인 미국 우버, 그리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모드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나 사고 위험성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만 반대로 이 차들을 앞으로 도로에서 이런 차들을 볼 수 있는 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자율주행 시대의 자율주행차
이런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과연 관련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그 문제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합니다. 자율주행차는 인지, 판단, 제어의 세 단계로 주행하게 됩니다. 먼저 인지 단계는 차량이 주행 중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단계입니다. 차량에 있는 센서를 통해 차량이나 사람, 동물 등의 장애물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활용되는 센서는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레이더, 라이다 센서 및 카메라 센서, 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초음파 센서, 위치를 파악하는 GPS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상의 센서에 의해, 차내 ECU는 외부 환경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차량은 앞선 인지 단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의 차량이 처한 환경을 분석해 목표 지점까지의 주행 전략을 수립합니다. 여기에는 속도, 방향, 제동 등의 요소가 포함됩니다.
제어 단계는 자동차의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제어함으로써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단계입니다. 이상의 세 단계가 차량 주행 중 지속적으로 반복되게 되며, 운전자의 별도 조작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원리입니다. 현재 출시된 고급형 차량에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기도 합니다. 일정 속도를 유지시켜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 차선을 스스로 유지하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 장애물을 인식해 스스로 제동을 거는 긴급 제동 장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자율주행 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과 제어를 수행하는 제어장치는 인지단계에서 얻은 데이터에 의존해 실행됩니다. 따라서 최근 자율주행 사고는 이러한 데이터 획득을 위한 센서 오작동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는 이상 사례에서 언급한 최초 사고 당시 차량 카메라 센서가 충돌하기 6초 전 보행자를 인식했으나 어두운 색을 입고 있어서 사물로 인식함으로써 제동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례의 사고는 차량이 도로 주행 중 중앙분리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시속 114㎞로 달리다 운전자가 사망한 것입니다. 햇빛에 의한 역광으로 센서가 물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함으로써 감속 없이 충돌한 것이 이유입니다.
이 같은 자율주행 사고는 형사상 민사상 책임에 대해 누가 지느냐가 쟁점입니다. 사고 주체는 운전자이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운전 주체가 운전자인지 차량의 컴퓨터 제어 장치인지 모호하다는 점에서 책임 주체를 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민사상 책임도 운전자 특정이 어렵고 법적 제도가 미비한 상황입니다.
다만 사고 주체의 판단 지표가 있으면 책임을 묻는 기준이 확실해집니다.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제시한 자율주행 정도에 따른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능이 전혀 없으면 0단계, 운전자 개입 없이도 주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4단계로 구분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3~4단계 차량에 대해 시험면허 지급 정도의 관련법만 있어 사고 시 책임소재 기준은 미비합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개발과 함께 도로주행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개발과 함께 도로주행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