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위성, 영국 왕웹위성 경로교차 세계 최초 ‘우주교통사고’ 내는데 지구궤도에 위성이 늘어날수록 우주교통사고 위험 커진다” 전문가 “우주안전을 위한 ‘우주법’ 필요”

2019년 5월 팔콘 9 로켓에 탑재된 스타링크 위성 60개가 탑재구간에 정렬됐다. / 사진=스페이스X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민간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 X의 인공위성이 영국 위성과 충돌할 뻔 했습니다. 만약 실제로 충돌이 일어났다면 인류 최초의 우주 교통사고로 떠올랐을 것입니다. 지구 궤도를 떠다니는 위성이 늘어날수록 이런 사고의 위험도 클 수밖에 없어 우주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버지 텔레그래프 등 미국과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지구 상공 궤도에서 일어났습니다. 스페이스X의 인터넷 보급용 군집위성 스타링크 위성과 영국의 위성 인터넷 사업자 원웹의 위성이 서로를 스쳐지나간 것입니다.
두 위성 사이가 가장 가까웠던 시점의 거리는 불과 58미터 차이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매우 긴 거리이긴 하지만 만약 위성을 운용하는 두 기업이 제때 위성의 위치를 조정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충돌해 인류 최초의 우주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일론마스크 CEO의 ‘스페이스 X’ 스타링크 위성과 영국 원웹 위성의 항로를 표현한 이미지. / 사진=트위터 캡처
우주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더 큰 참사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우주 공간에서 인공위성이 서로 충돌하면 무수히 많은 파편이 깨집니다. 이 때 이 파편은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백 수천 km 이상까지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파편이 다른 위성과 부딪쳐 또 다른 파편이 생기거나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연쇄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부터 통신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인공위성에 의존하는 나라들도 순식간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우주교통사고가 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충돌 사건을 일으킬 뻔한 두 기업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영국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원 웹은 현재 세계 최초로 위성 기반 5G 인터넷망 설립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위성 기반의 5G 인터넷망은 지구 저궤도 부근에 수천 개의 인공위성을 정렬하여 지표면 전체에 인터넷을 연결한다는 개념의 서비스입니다.
이 때문에 위성 인터넷 사업자들은 수천 개의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띄워야 합니다.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 위성은 2020년대 중반까지 1만 2000개나 배치될 예정입니다. 원웹도 우선 650기의 위성을 1차 계획으로 배치한 뒤 향후 최대 4만8000개에 달하는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지구 저궤도에 내몰린 우주쓰레기를 표현한 이미지/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게다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도 최근 자사의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 「카이퍼」를 공개하는 등, 위성 인터넷 사업의 패권을 둘러싼 우주 경쟁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입니다. 즉, 향후에도 지구의 궤도는 수만을 넘는 인공위성에 의해서 밀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충돌 사고가 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주 궤도의 안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티븐 프리랜드 호주 웨스턴시드니대 명예교수는 15일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스타링크와 같은 인공위성이 잦아질수록 충돌사고 위험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우주기업을 규제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우주법 도입을 제안했다.
프리랜드 명예교수에 따르면 우주법은 1967년 유엔에서 체결한 외우주조약에 의거합니다. 우주법은 우주 관련 산업에 진출하는 많은 나라의 정부나 기업에 우주 쓰레기(로켓 발사, 인공위성 충돌 등 인간이 우주에서 활동하다 생긴 파편)를 억제하고 청소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프리랜드 명예교수는 인류의 미래는 결국 우리의 우주 진출 여부에 달려 있다며 국가와 기업이 우주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우주에서의 안전, 안보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