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조직검사까지(feat. 가족력) 갑상선 초음파로 혹 발견

오랜만에 집에 와서 지니랑 나들이를 하고 베이킹에 필요한 재료도 사면서 유유자적한 하루를 보낸 아무것도 몰랐던 1/5 수요일의 나…

얼마 전 친구의 갑상샘암 투병 후 수술 소식을 듣고 깜짝+걱정으로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우리도 본가에 가족력이 있으니까 빨리 갑상선 초음파를 받으러 가야지.약속한게 한 삼주일 쯤 된 것 같아.

친정에 간 김에 동네 내과에서 세 번째 부스터샷 접종을 하고 갑상샘 초음파를 보자는 생각에 백신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오전 일찍 병원이 문을 열자마자 거의 즉시 화이자로 3차 접종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갑상선 초음파의 순서를 기다렸다.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뭐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점심 뭐 먹을까 하는 얘기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ㅎㅎㅎ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 짜증에 갑상선이 응답하듯^_^선생님은 초음파를 딱 보자 정신이 아찔해진 내가 “왜요?뭐가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어, 뭐가 있는데라고 대답한 선생님의 말에 심장이 빠르게 뛰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크기가 꽤 크다는 1센치 정도의 혹이 있다고 한다.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 이런거야.

내가 불안하게 날뛰면 진정하라며 진정되나 하고ㅋㅋㅋ 그리고 내 거대한 혹을 직접 사진촬영까지 하고 소견서를 써줄 테니 거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어.

내가 나쁜가 하면 반반인데 좀 나빠보인다고 했어.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냐고… 추천은 익산 모 병원인데 제대로 진료할 수 있대.하지만 워낙 유명한 병원이라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 지금 예약하면 진료를 36개월 후에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아니면 진료 가서 추천받은 원장과 친한데 빨리 해 주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순간적으로 오만한 정신과 신뢰가 드러나고 예민한 환자의 심정에 별 신경이 쓰이지 않음은 알겠지만 정말 이런 좌절감에는 오히려 말을 아끼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신뢰해 온 병원 선생님이지만 나는 왜 이곳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광주에서 여기까지 왔는지부터 복합적인 생각이 짧은 시간에 떠올랐다.

지금 내 갑상선 안에 응어리가 있는 것을 알았지만, 반년 기다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몇 명 있을까?●스님도 진료하러 절간 탈출할 듯

당연히 4월 19일까지 기다릴 마음은 없었어.멘붕 와서 고개 들어~

하… 아무 생각 없이 죽나 하는 극단적인 생각밖에 없었어어쩌면 한 가지 일을 가지고 장난을 칠지도 모르지만 나는 곧 가게 창업과 결혼식을 앞두고 있고 남편도 있고 혼자가 아닌데.뒤처진 이제 이런 생각이 들 뿐이었다.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지니❤️지니는 그런 골칫거리를 싣고 묵묵히 진정하고 일단 기름을 넣고 가자며 주유소로 향했다.너무 고마웠어 정말 묵직했다.

처음에는 익산병원에 예약이라도 해둘까 하다가 도중에 갑상선 수술을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바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봤다. 떠올랐어. 진이는 먼 길이 무서웠을 텐데, 선뜻 가자고 했어.(눈물)

기름을 붓고 군산병원으로 출발하려는 순간 아버지로부터 전주에 있는 갑상샘 전문병원으로 가라는 전화가 와 위치를 알려받았다.진이가 바로 전화해 봤더니 오늘은 조직검사도 할 수 있을 테니 지금 와 달라고 해서 거기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힘없이 펼쳐본 소견서… 이해할 수 없는 의학용어가 나를 더욱 미치게 한다…

드디어 도착한 갑상샘전문병원의 갑상샘과 유방암, 질환전문병원이었지만 정말 운명의 장난처럼 지니가 지난 몇 달간 다녔던 학원의 같은 건물 꼭대기 층에 자리잡고 있었다.ㅋㅋ덕분에 주차도 쉽게 하고 자꾸 찾아갔다.

신발도벗고입장해야되는데,급하게접수하려고신발도그냥신는슬리퍼로갈아신고…초진 접수를 하고 소견서를 일단 제출해 봤어.다행히 환자가 우리뿐이었다.심장이 너무 뛰어서 혈압을 쟀더니 128이니까 간호사 선생님이 왜 높냐고 기겁을 해서 대꾸도 안한다. 의욕도 마음도 몰랐다…

담당 의사 선생인 고인의 경력을 자랑스럽게 느끼며 벽을 가득 메운 자격증, 증명서, 상장, 기타 사항 등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믿고 맡기겠습니다.

이런 걸 읽고 마음을 정리하지사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조직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정말 대단한 게 얼마 전에 갑상선암 브이로그 나와서 조직 검사한 거 봤는데 그게 내 미래가 될 줄이야 정말…

다행인 것은 한 2개월전쯤 유방초음파는 보았기 때문에 유방초음파는 생략했다는 점.. 1초라도 빨리 갑상선 진료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의사 샘은 든든한 명의st할부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초음파실에 재웠지만 침대가 따뜻해짐을 느꼈다.내가 너무 크게 떨어서 간호사 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진정시켜 줬는데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처음엔 숨이 차고 긴장했는데 보자마자 의사가 가족력이 있냐고 물어봐서 정신이 없다고 했다.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큭 구체적으로 말할 힘도 없었다 개심란

내과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천천히 오랫동안 초음파를 보다 보니 긴장에 주력하는 단계를 넘어 잠이 드는 듯했다.

흠…..이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되나 싶을때 조직검사를 시작하는 전직 의사선생님이 딴짓을 하려고 했는데 제가 또 발작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간호사선생님께서 환자가 너무 긴장해서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는, 그냥 주사 맞은 느낌이라고 위로해 주셔서 그런지 조직검사도 아파서 불편한 마음이었지만 무사히 끝냈다.치료 끝나면 이 선생님이 먹었으면 좋겠어서 빵이라도 구워가야지.

초음파와 조직검사가 끝나고 그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내 갑상선은 훨씬 쫄깃쫄깃했다.갑상선에 혈관 왜 염증이 많아, 임파선에까지 염증이 퍼지고 있어 혹이 자꾸자꾸 커지는, 혹은 2센치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작은거 포함해서 4개 ㅎㅎ 오른쪽, 왼쪽, 큰 혹이 하나씩 있는데 조직검사를 했거나 오른쪽에서 제일 큰 친구였다.상태를 보니 10년 이상 함께 자란 것 같다고 하니 그래서 진료는 전문기관에서 받아야 하는지, 함내과에서 받은 진단 결과는 쥐꼬리였다.

이렇게 큰 혹이 있는데 왜 몰랐느냐는 식으로, 또 가족력이 있는데 아직 젊어서 그런지 갑상샘 검사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구나라고 부끄러움을 느꼈다.하지만 암의 확률은 매우 낮고 암 때의 혹 상태와 다르다고 해서 안심했다.결과가 어떻든 나는 조직검사가 나오는 날까지 전전긍긍할 텐데 이런 말들이 큰 힘이 됐다.역시 가족력을 문제 삼으며 갑상선에 대한 설명과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또 내가 결과가 암이면 어쩌겠느냐는 말을 들어도 스스로 병 키우지 말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가 대학병원을 예약해 주면 다 아는 후배들이라는 말에 든든하다.

조직 검사의 흔적

진료가 끝난 뒤에는 피검사까지 했다.초음파+조직검사+진료+혈액검사까지 합쳐 진료비는 19만원을 조금 넘었다. 깜짝(다행히도 보험처리 받았는데..) 하필 백신 접종날이라 염증 치료약은 강하게 못내리고 약하게 처방해주셨는데 집에 가서 먹으려고 찾았더니 약이 없어?

약방에 전화를 해 봤더니 머리가 이상해진 탓인지, 내가 약을 길바닥에 놓고 온 누군가가 약봉투를 주워서 다시 약방에 가져다 주었어. 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약봉지에 타이어 자국이 있는데 괜찮아 그중에 내 이름 옆에 만 46세가 뭐예요?순식간에 중년이 되어 벌이는 하아 피곤한 코미디가 됐다 일주일치 약을 넣고 조직검사는 일주일 뒤에 다시 나온다고 했으니 제발 검사결과가 악성이 아니길 바랍니다.

악성이 아니라면 이걸로 치료받고 싶다.. 제발 악성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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