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45남)는 최근 두통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혈압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담당 전문의는 “치매, 뇌졸중,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며 그에게 고혈압 약을 처방했습니다. A씨는 “고혈압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약 복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담당 전문의는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 식생활을 개선, 체중관리, 정기적인 운동에 힘써 혈압이 안정되면 그때는 고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건망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는 B 씨(52여)는 혈액검사 등을 한 결과 고지혈증이 관찰됐는데요. 중년기 고지혈증은 치매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B씨의 고지혈증약 복용으로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는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질병이나 외상 등의 후천적 외인적 요인에 의해 손상 또는 파괴되어 지능·학습·언어·기억 등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현저히 감퇴된 상태를 말합니다. 치매란 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한 상태를 뜻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치매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합니다.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뇌혈관 질환, 뇌수두증, 뇌종양,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유전성 질환 등이 모두 치매 원인 질환일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와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치매(혈관성 치매)가 있습니다.
위 사례와 같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은 혈관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란 뇌혈관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치매를 말합니다. 원인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나타나는 경우와 뇌 안으로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거나 막혀 나타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은 노년기에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40~50대 연령에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면 치매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매 진단 및 치료
갑자기 건망증이 심해지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등 인지능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거나 안면마비, 한쪽마비, 한쪽시력상실, 시야장애, 메스꺼움장애, 연하장애, 보행장애, 요실금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가족력이 더 있다면 신속하게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검사로는 환자의 인지능력과 가족력에 대한 병력 청취, 자세한 신경심리검사 및 뇌영상검사, 기억장애를 일으키는 다른 요인에 대한 정밀검사 등이 있습니다.
치매 치료과정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장질환 등 뇌혈관질환의 발생 또는 악화에 기여하는 위험요인에 대한 치료 및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매 약물치료는 경증 치매에서 인지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일상생활에서 보호자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말기 치매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약 이외에도 다양한 인지 중재 치료가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인지중재치료는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비약물적 치료방법으로 회상요법, 토론, 음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