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스위스 시계 산업은 현재 500여 개 기업에 약 4만 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시계는 왜 이렇게 강한 걸까요? 유력한 가설은 16세기에 프랑스인 장 칼뱅이 종교적 박해를 피하기 위해 제네바로 망명하여 종교개혁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 스위스로 망명한 캘빈주의자 중에는 시계 장인이 많았고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여성의 귀금속 착용이 금지되자 보석세 공인이 시계 제조로 전업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현재 스위스에는 8개의 시계 학교가 있고, 시계 산업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라쇼드폰에는 시계 박물관도 있습니다. 일본에도 시계 학교가 있습니다. 1. 세계 최대 시계 그룹: 스와치 스와치의 2017년 연간 매출액은 20조원(약 150억유로) 수준으로 크게 4가지 세그먼트로 브랜드를 구분합니다. ▲ 기본라인에는 아동시계의 플릭플랙과 캐주얼의 대명사 스와치 ▲ 미디엄에는 해밀턴, 미드, CK캘빈클라인, 티쏘, 유니온그라슈테, 셀티나 ▲ 하이라인은 라도, 론진, 자켓드로, 오메가 ▲ 최상위 브랜드로는 그라슈테오리지널, 블랑팡, 브레게입니다. 경차부터 최고급 롤스로이스까지 라인이 구축돼 있고 브레게와 그라슈테가 롤스로이스급에서 1등급입니다. 주목할 점은 어린이 시계 플릭 플랙입니다. 어린이 시계답게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았고 세탁기로 세척할 수 있어 디자인과 기술을 모두 접목했습니다. 마블과 협업하여 스파이더맨을 모델로 한 시계입니다. 어린이 전용 시계로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전략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카시오의 전자시계도 어린이 전용시계의 강자입니다. 시계 그룹으로서 스와치의 가장 큰 강점은 시계뿐만 아니라 시계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자회사가 여럿 있다는 것입니다. 기계식 무브먼트는 ETA, 이스케이프먼트 부품을 제조하는 니바록스(Nivarox), 시계 바늘을 제작하는 유니베르소(Universo), 정확한 시간 측정 기술로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를 지원하는 스위스 타이밍 등이 있습니다. 블랑팡은 1983년 스위스 시계 위기 때 단 22,000스위스프랑으로 장=클로드 비버가 인수했고 1992년에는 6,000만스위스프랑에 스와치에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6억 프랑이라도 사기 어렵습니다. 2.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리슈몬) 일반 명품에서는 루이뷔통이나 케어링에 뒤지지만 시계 시장에서는 스와치 다음입니다. 스와치와는 달리 명품만 운영하고 있으며 시계 부문 매출은 5조 정도 됩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바쉐론 콘스탄틴, 랑게운트체네, IWC, 보메메르시에, 예거 르쿠르트 등이며, 피아제, 반클리프 아펠, 카르티에는 쥬얼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랑게운트 체네는 스위스가 아닌 독일 브랜드이고, 어떤 사람은 랑게가 빅3에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바셰론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부동의 1위였지만 20세기 중반부터 파텍에 자리를 내줬습니다. 까르띠에는 워낙 주얼리로 유명하지만 탱크, 발롱블루, 산토스 등 시계 라인업이 구축돼 있으며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8년 리치몬트는 랄프 로렌에게 시계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로렌은 무브먼트 등의 부품을 예갈쿠르트, 피아제, IWC에서 공급받아 자가 디자인 시계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패션 시계와는 달리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리치몬트는 독립된 시계 제조업체를 지속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 기타 브랜드 제조업체 부동의 1위인 루이비통도 점차 시계 부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LVMH그룹은 위블로, 제니스, 태그호이어, 프레디, 불가리 등의 시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케어링 그룹도 제라 펠리고, 장 리샤르, 율리스 나르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때 토노형 시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랭크 뮬러(Frank Muller)도 피에르 쿤츠, 마틴 브라운 등 독립 시계 제작사를 모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점점 독립경영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은 물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점차 그룹에 회사를 매각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 경영을 하는 회사가 꽤 많습니다. 롤렉스는 단일 회사이지만 스와치, 리치몬트 다음으로 매출액이 많고 영업 및 브랜드 관리 전략이 그룹보다 뛰어납니다. 자타공인 1위 브랜드 필립 파텍의 행보도 궁금합니다. 오데마 피게는 4대째 가족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항공시계의 대명사인 브라이트링은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대량 생산 저가 시계는 미국 회사가 상당히 강합니다. 1984년 설립한 포실(Fossil)은 시계 외에 1990년부터 가죽 액세서리, 옷까지 선보이며 토탈 브랜드화하고 있습니다. 포실 외에 미셸, 조디악과 같은 시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디다스, 버버리, DKNY, 엠포리오 아르마니, 마크바이마크 제이콥스 등 패션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시계 및 쥬얼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타이맥스(Timex) 그룹은 1854년 설립된 회사로 유럽 고가 시계에 대항하기 위한 대량 생산 염가 시계 브랜드로 처음에는 Waterbury Clock Comapny였습니다. 북미 시장 점유율은 거의 1위입니다. 발렌티노,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라이선스를 맺고 시계를 만듭니다. 모바드 그룹은 반대로 미국인 제리 그린버그가 1881년 설립된 스위스 시계 브랜드를 1983년 인수하고 1996년 사명을 Movado로 바꿉니다. 그리고 2003년 EBEL을 LVMH로부터 인수했고 2018년 MVMT를 인수했는데 MVMT는 한국에서도 젊은 층에게 매우 인기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