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택시를 타고 출근. 로봇이 업무 브리핑을 하고 커피 서빙[한국, 새로운 길에 서다]
최종근 입력 2022.07.04.18:29 수정 2022.07.04.19:39
퓨처 플랫폼 (3) AI가 바꾸는 일상 현대자동차 로보라이드, 강남 한복판에서 자율주행 성공정부,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을 정해 AI 발전으로 지능형 로봇 역할 확대 ‘무인화 혁명’ 국내 대기업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았고, 공들여 테슬라도 로봇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용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만든 로보라이드(자율주행택시)가 서울 강남 일대를 달리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 2030년 어느 날 직장인 A씨는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 직장으로 출근 준비를 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A씨는 시간을 끌기 위해 스마트워치에 무인자율주행택시(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약 3분을 기다리면 차량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온다. 집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간밤에 있었던 주요 뉴스를 듣고 궁금한 점은 직접 질문도 해본다. 어떤 질문을 해도 답이 막히지 않는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술 덕분이다. 어제 다 본 드라마도 실감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청하며 회사로 향하는 A 씨. 최단 경로로 운전하는 로보라이드 덕분에 30분 만에 광화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직장에 도착하면 로봇이 좋아한다. 책상에 앉아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업무 준비를 시작한다.
LG전자 클로이가이드봇은 로비에서 호텔 주요 시설과 프로모션, 주변 관광지 정보 등을 안내하고 로비에 전시된 예술 작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을 수행한다. LG전자 제공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으로 잡았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 기준에 따라 총 6단계로 분류된다. 레벨3는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4 고도 자율주행, 레벨5 완전 자율주행 등으로 구분된다. 레벨4부터는 이론적으로는 운전자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통상 레벨4 이상을 자율주행차라고 부른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와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말 독일에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드라이브 파일럿’이 탑재된 S클래스 모델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 중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올해 말 제네시스 G90의 레벨3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레벨4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만든 레벨4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레벨4 자율주행차인 만큼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량이 교통상황과 신호에 따라 스스로 운전한다.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목적지를 정하면 AI가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해 최단 경로를 찾아 목적지까지 운행한다.
서울 강남은 세계 어느 곳보다 도로 환경이 복잡한데 여기서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성공적으로 선보인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8월부터는 일반인도 탑승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시범서비스는 그동안 개발해온 기술을 실증하고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널을 설립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해왔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도 모나넬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본격화하며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강남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는 내년 카셰어링 업체 리프트에 공급돼 미국 일부 지역에서 상업운행을 시작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삼성전자 부스에서 인터랙션 로봇 ‘삼성봇아이’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영화’ 속 로봇도 일상 속으로
로봇도 우리의 일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로봇의 역할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17년 245억달러(약 32조원) 수준이던 세계 로봇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2% 성장률을 보이며 1772억달러(약 23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온라인 혁명에 이어 이제는 AI를 장착한 지능형 로봇의 등장으로 물리세계 무인화 혁명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왼쪽)과 2족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제공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일찌감치 로봇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다른 회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꼽고 있지만 LG전자는 다양한 로봇 라인업을 만들어 실제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LG전자는 ‘클로이삽봇'(물건운반), ‘클로이가이드봇'(안내), ‘클로이셰프봇'(음식조리), ‘클로이 살균봇'(비대면 방역) 등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서비스로봇 상용화에 성공했다. ‘클로이 바리스타봇'(커피 제조)은 로봇 최초로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하는 등 사람의 단순 업무를 대체할 협동로봇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또 로봇을 활용한 배송에도 투자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 타고 출근 로봇 업무 브리핑하면서 커진다
삼성전자도 최근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로봇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뒤 지난해 말 이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인원도 과거 10여명에서 현재 130명 수준까지 10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연내 웨어러블 로봇 ‘젬스’를 출시하고 이어 상점에서 주문과 결제, 음식 서빙을 지원하는 ‘삼성봇 서빙’, 고객을 응대하는 ‘삼성봇 가이드’, 돌봄로봇 ‘삼성봇 케어’, 가정용 로봇 ‘핸디’ 등을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삼성봇’ 브랜드 상표권을 미국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에 각각 출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로봇 AI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년간 450조원을 투입하기로 해 관련 회사의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자율주행 택시 타고 출근 로봇 업무 브리핑하면서 커진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로봇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한 바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는 자동차를 한 대도 전시하지 않고 로봇만으로 부스를 마련해 관심을 끌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언젠가는 휴대폰처럼 사람들이 ‘스팟'(보스턴 다이내믹 로봇 개)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서비스봇 ‘달리’와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첵스'(CEX)를 개발했으며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멕스'(MEX)도 미국 FDA 인증을 하고 있다. 특히 달리는 서울 송파대로 지점에서 고객 응대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벡스는 기아오토랜드 광명에 이어 현대차 국내 서비스센터 등에도 3분기 중 도입될 예정이다.
테슬라도 로봇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이 테슬라 자동차보다 세계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사람을 닮은 로봇)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시될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로봇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업체 간 상용화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220704182907593?x_trkm=t 현대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만든 로보라이드(자율주행택시)가 서울 강남 일대를 달리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030년 어느 날 직장인 A씨는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 직장으로 출근 준비를 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A 씨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마트워치에 무인자율주행택시(로보라이드)를 호출해 3분가량 기다려 news.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