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는데 정맥경화라는 말은 듣지도 못했어 동맥경화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봐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동맥도 정맥도 우리 몸속에서 같은 피를 나르는 통로인데 동맥경화는 도처에서 다루어지지만 정맥경화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가?당연히 정맥은 경화현상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동맥은 경화현상이 모든 인간에서 나타나는 흔한 현상(잠시 후에 설명하지만 질병이 아닌 현상)이다. 동맥경화는 영어로 ‘Arteriosclerosis’이다. 접미어인 sclerosis는 경화(Hardening)를 뜻한다. 이른바 동맥경화란 동맥벽의 조직이 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동맥혈관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졌거나 전보다 더 두꺼워진(Thickened) 경우를 말하는데 이는 대동맥 혹은 동맥의 임무인 에너지 흡수를 충실히 하려고 생긴 것이다. 이와 달리 급성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죽상동맥경화(Atherosclerosis)는 국소적으로 분지혈관의 일부가 막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동맥경화와는 매우 다른 현상이다.그러나 일반인에게 이들을 구분해 설명하기가 귀찮아 그냥 동맥경화라고 통칭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 정맥에서는 생기지 않는 경화 현상이 왜 동맥만으로 발생하는 것입니까?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동맥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대동맥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첫째는 혈액을 심장에서 멀리 있는 동맥으로 전달하는 유체전달기능(Conduit function)을 갖고 있고, 둘째는 심장에서 나오는 혈유동의 박동성에너지를 흡수하는 기능(Cushioning function), 다시 말해 혈액을 수축기 동안 잠시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체내의 순환기 시스템은 강물과 같이 혈액이 일정하게 흐르지는 않는다. 심장중의 좌심실에서 혈액을 모아 단번에 문(대동맥판)을 열어, 혈액을 대동맥 쪽으로 분출해, 다시 문이 닫혀, 혈액을 채우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대동맥은 심장에서 약 0.8초 동안 안기는 혈액을 공급받아 하류로 전달하는데, 일반적으로 좌심실에서 혈액을 짜내는 수축기 동안 대동맥은 혈액의 65~70%를 저장했다가 이완기에 천천히 하류로 흘려보낸다. 이 때문에 대동맥과 동맥을 지나는 혈액 유동은 매우 심한 박동성 유동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동맥과 정맥을 거쳐 가는 혈액의 평균 유속과 박동성 유동의 크기

이는 심장의 대동맥판이 약 0.3초 벌어진 사이에 혈액이 심장에서 나오고 이후 약 0.60.7초 동안은 대동맥판이 닫혀 혈액이 더 이상 심장에서 나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문제는 혈압이 시간에 따라 크게 증가해 혈관벽을 밖으로 밀어내게 되는데 이때 혈압이 너무 높으면 혈관도 이로 인해 지나치게 팽창해 동맥근 섬유조직에 파열상을 주게 된다는 것. 바로 여기에 유체역학적 요인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장에서 막 나온 혈액이 대동맥 벽을 격렬하게 팽창시키면서 흐르고 있는 심장에서 나온 강력한 박동성 혈유동이 처음으로 통과하는 혈관이 대동맥궁(Aortarch)이다. 당연히 심장에 가까운 대동맥 벽이 먼저 팽창해 박동성 유동성이 강한 압력 에너지를 흡수하려고 노력한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심장에 가까운 대동맥 벽부터 차례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게 된다. 그림중에서 팽창 1, 2, 3이라고 나타냈다. 대동맥 벽의 팽창과 수축으로 인해 혈류동은 어느 정도 완만한 박동성 혈류동으로 바뀐 뒤 신동맥, 간동맥, 복부 대동맥으로 내려간다.이처럼 박동성은 하류로 내려가면서 점차 감소하고 모세혈관에 이르러서는 박동성 유동성이 제로 상태가 된다.다시 말해 동맥경화는 지나치게 팽창하는 힘에 의해 생기는 피로상이기 때문에 박동성 혈유동이 거의 없는 모세혈관이나 정맥에서는 경화현상이 없는 것이다.

이 박동성 혈유동이 동맥경화의 원인이라는 유력한 증거는 척추동맥(Vertebral artery)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척추동맥은 완두동맥에서 빠져나와 뇌 쪽으로 연결된 동맥인데 척추뼈 속을 지나고 있다. 혈관 일부는 척추뼈에 의해 보호되고 일부는 밖으로 노출돼 있다. 척추 뼈에 의해 보호되는 부분은 노인이 되어도 마치 아이의 혈관처럼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반면 밖으로 노출된 부위는 뼈에 의해 보호된 혈관의 노동까지 대신하기 때문에 노인이 되면 매우 심한 동맥경화가 생긴다.

따라서 결론은 동맥경화 현상은 박동성 혈유동이 원인이 되어 생긴 현상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동맥경화와 죽상동맥경화의 차이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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