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11 다 보고 시즌1 포스터 보니까 다들 너무 어린… 격세지감
Modern Family(Season 1-11) 언제 모던 패밀리를 시작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이미 시즌이 4개 정도 나왔을 때 처음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재미있다는 권유로 보기 시작했지만 처음 봤을 때는 별로 즐기지 못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왜 다들 재미있다고 하는지 알겠다. 최고 짱! 요즘 넷플릭스에 시즌11이 들어와서 다 봤는데 마지막이라 그런지 아쉬워서 눈물이 났다. 물론 즐거웠지만, 그냥 괜히 내가 아쉬워서…하…
크게 세 식구가 나오는데, 제이의 딸 클레어의 가족과 아들 미첼의 가족, 그리고 제이의 가족이 나온다.
세 가족 모두 정말 독특하고 산만해서 에피소드가 끝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제이가 좀 궁금했는데 보니까 다 너무 좋아. 어쨌든 가족을 아끼고 서로 아끼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게 보인다. 그냥 코미디 드라마가 아니야.생각보다 눈물이 고이는 장면이 많다.
완벽한 가족이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실수는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하고 계속 함께 해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가족들을 비록 처음부터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점차 그 차이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함께 사귀어가는 모습… 너무 좋아TT 따뜻해…
정말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면 서로의 관계가 점점 굳어지는 것이 보인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애정도 더해지는 드라마. 보통 드라마를 보면 용두사미가 많고 질질 끄는 느낌이 많아서 중도하차하거나 실망하는 경우도 꽤 있었는데 모던 패밀리는 끝까지 좋은 드라마인 것 같다. 시즌1이 떠오르기도 하고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가족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마냥 좋을 수는 없잖아.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상처를 주는 관계인 것 같기도 하다. 나도 가족들과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회복하기를 반복해 온 것 같아. 그리고 점점 딱딱해져..? 지고 있겠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느정도 확신이 드는데.. 형제관계는 확신이 안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시즌은 보면서 아이가 성인이 된 모습까지 나와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었다. (아니, 언제 다 이렇게 컸지?) 그래서 마지막 시즌 11이 끝났을 때 너무 아쉬웠다. 마치 프렌즈의 마지막 시즌을 본 것 같았다. 미드는 왜 같이 있던 사람들이 각자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흩어진 채로 끝나는 거야 ㅠ 물론 모두가 더 나은 시작을 위해 떠나는 거라 마냥 슬픈 것도 아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처음에 클레어의 남편 필 덤피를 보면서 왜 이렇게 사람이 속도가 없어서 바보일까 싶었는데 보고 있자니 정말 멋진 아빠다. 좀 부끄러워서 나랑은 성격이 안 맞겠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야.
글로리아를 봤을 때 제이랑 너무 안 어울리고 제이가 너무 별로였어. 제이의 돈을 보고 결혼했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가장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 글로리아다. 글로리아 성격이 유쾌하고 호쾌해 다른 가족 중 누구와 함께 있어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제이와 매니의 관계가 특히 좋았던 것 같아. 매니와 제이는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로 큰 유대감도 없고, 성향도 완전히 다르지만 나중에는 서로가 편한 지점을 찾아 끈끈한 유대감을 쌓는다. 그게 참 좋았어. 어색했던 관계가 점점 서로 편해지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게..
캠과 미첼은 게이 커플로 베트남 아이 ‘릴리’를 입양하면서 시즌이 시작된다. 그렇다고 할까,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보면서 나에게 가장 ‘모던 패밀리’ 느낌이었다. 실제로 게이 커플이 저런 모습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반영은 했겠지. 카메라와 미첼은 정말 많이 싸우는데 둘이 또 천생연분으로 ㅋㅋ 싸우고 화해하고 화해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미첼과 클레어 남매를 보는 재미도 있다. 미첼은 섬세한 편이고 클레어는 조금 터프한 성격이지만 같이 파파제이 공격할 때는 호흡이 딱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릴리도 진짜 귀신 릴리 분량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 커지면서 점점 시크해지지만 한마디 던질 때마다 뼈아픈 말을 잘한다.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재밌어. 그리고 똑똑하네 아니 똑똑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마지막 시즌 캠과 미첼은 항상 캠이 말하던 고향 미주리에 좋은 직장을 얻어 가게 되고, 또 다른 아들도 입양하게 된다. 이별이 너무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눈물 방지를 꽤 잘해서 슬프지 않았고 코미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클레어의 3남매가 집에 있다가 모두 사라지자 우리 부모님이 생각났다. 우리 엄마, 내가 대학교 들어가서 기숙사 들어갈 때 저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
제이는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캐릭터. 초반에 마초한 모습이 많이 강조되면서 뭔가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중년 남성의 모습이 많아 보였지만 모던 패밀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임은 확실해 보인다.
처음 봤을 때는 이 세 가족의 형태가 특이해 보였지만 사실은 터무니없이 다양함을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 예전에는 못 느꼈는데 정말 조연이라도 흑인은 거의 안 나오는 게 미국 사회가 정말 저렇게 인종이 분리돼 사는 줄 알았다. 근처도 부유한 백인 동네네. (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무래도 가족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게 기본적인 생각으로 깔려 있는 것 같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냥 요즘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
그래도 재미있고 애정 어린 드라마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