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블랙 신부 리뷰
넷플릭스에서 7월 15일에 공개된 [블랙 신부]를 첫 주행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한국 아침드라마 분위기가 감돈다고 해서 사실 시청을 포기했는데 요즘 라면을 먹다가… 우연히 한 편을 틀었는데 마약 같은 막사에 끌려서 8부작을 다 시청 완료했어요. 솔직히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처음에는 김희선이 주인공 ‘소혜승’을 연기했는데 임팩트가 너무 없고 오히려 악역으로 정말 오랜만에 욕하면서 보게 한 ‘진유희’를 연기한 정유진 연기가 인상적이네요. 여기에 특급상품으로 취급되는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가입하게 된 ‘이현주 대표’를 연기한 이형욱과 유일하게 이 드라마에서 우직한 사랑을 선보이는 ‘차석진’을 연기한 박훈도 인상적이었죠.
다만 ‘블랙의 신부’는 우리가 드라마를 볼 때 고개를 젓는 마쿠하리의 요소를 모두 갖춘 작품입니다. 출생의 비밀은 당연히 있었고 정치인들의 검은 속마음과 불륜과 사기, 살인교사와 자살, 그리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에 더해 아내와 잠자리를 나누는가 하면 재벌가 시어머니의 이중 잣대는 물론 돈이 가장 큰 힘으로 무기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욕망 덩어리 작품이었습니다.
당연히 주인공 서혜순이 남편 사후 각성하고 재벌가 남자와 사랑에 빠져 복수를 하는 과정을 통쾌하게 그릴 줄 알았는데 역시 아침드라마 향이 난다는 목소리가 그냥 나온 건 아니었죠. 무슨 고구마를 먹었는지 너무 무기력하게 캐릭터가 그려졌어요. 주체적이지도 않고 치밀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아는 김희선이라면 이렇게 무기력하게 캐릭터를 안 그릴 줄 알았는데. 결국 첫사랑 혹은 친구가 잘 생기고 과외를 하다가 렉스에서 대화도 나눈 인연이 있는 대표님과 친해지면서. 결국 주체적인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변의 모든 도움을 준 승리라는 점에서 연약한 캐릭터라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상조의 세상이고 인맥을 이용해서라도 복수를 완료하는 게 정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남편의 자살과 관련된 아내로서의 치밀한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기에 진유희라는 캐릭터에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게 되는데 강한 척하고 응대하기는 하는데 세심하게 그리고 악랄하게 움직이는 진유희에 비해서 서혜승이라는 캐릭터는 무방비로밖에 보이지 않아서 절박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여기에 진유희라는 캐릭터도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변호사라는 좋은 직업에서도 기혼자를 등에 업고 사기를 쳐서 자신의 평판을 손상시키고 있는가. 엄청난 출생의 비밀을 품고 있다면 처음부터 렉스로 정면 돌파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슬프고 아픈 현실이자 막대한 힘이 되는 출생의 비밀을 휘둘러 악역으로 완벽하게 드라마를 휘젓는 정유진의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결심하고 덤벼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일 없이 스스로를 좀먹고 본인이 목표로 한 일을 이루기 위해 처절하게 무너지는 진유희를 정말 무섭게 연기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말씀드렸듯이 드라마 ‘블랙의 신부’를 보면 진유희라는 캐릭터만 남는 느낌이거든요.
여기에 창업을 통한 젊은 CEO로서 막강한 자산까지 쥐며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뒤흔든다’이현주’를 맡은 이현욱도 꽤 눈이 갔어요. 사실 눈에 띄는 배우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그의 필모니를 보니 드라마는 꽤 많은 작품을 했더군요. 제가 드라마를 잘 안봐서요. 여기에 최근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박훈 역시 서혜승을 향한 오롯한 사랑을 보여주는 차석진을 연기하며 백마 탄 왕자가 되어주었습니다. 8부 결말 엔딩은 좀 투악했던 것도 사실이고 아쉽기도 했는데 왜 양보한 거야…! 끝까지 사수해야지!
그리고 렉스의 대표, 돈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최유선’을 맡은 차지연은 사실 뭔가 후반부에 뭔가 일단을 선보일 것 같았는데 그녀를 생각하면 그 전자담배밖에 남지 않는 느낌이니까. 사실 굉장히 파묻힌 아쉬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을 어지럽히고 사실을 다 아는 유일한 인물이고 너무 한 방도 없으니까.
‘블랙의 신부’ 8부 엔딩을 보면 가수 박지훈이 갑자기 등장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월드와이드한 흥행을 기록한다면 시즌2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요. 과연 ‘블랙의 신부 시즌2’를 만날 수 있을까요? 충분히 렉스라는 정보회사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는 방향으로 가면 또 다른 인물이 캐스팅이 돼서 시즌2로 이어질 것 같은데 분위기적으로는 뭐.
그래도 역시 한국 드라마는 막장이 들어가야 강렬한 임팩트를 남길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은 세계적으로 매운맛을 남기는 드라마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국 시청자들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소재니까요. 그런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개봉한 드라마라는 함정. 이상으로 ‘블랙의 신부’의 리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추석에 심심할때 한번 처음부터 보기 좋은것 같아요! 동영상/이미지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