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6일차

2022-10-03 월요일 개천절, 오늘은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 엄마 하늘이 열린 날이 뭐야?있는 그대로의 개천절 그런데 하늘이 정말 열린 듯한 비가 많이 내리는 한여름의 그 장맛비 같다.아~ 가을 장마네, 이 비가 지나면 정말 추워질 것 같아.

옷 정리 잘했네.

수술 전날, 어제 옷을 정리해서 정말 다행이야.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심해지고 바빠진다.오늘 빨래 말리는 게 조금 걱정되고 고마운 건 내일 출장 가는데 다행히 오늘 비가 와서 다행이야.설마 내일까지 안오겠지?그래도 미리 대비할 수 있어서 좋다.

가을아, 고마워.나는 6일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했다.암이라는 무시한 말에 5월 중순 알게 된 이 시작, 목 끝에 혹처럼 나온 게 암 덩어리였다니 남자들 목에 쏙 나온 것처럼 나도 언제부터인가 그게 가능했다.살이 빠지자 더 눈에 띄었다.

올해 5월 병원, 그리고 발견병원은 우연히 가게 됐다.언니 성화로 정말 간단한 건강검진이었는데 갑자기 내 몸에 정착해 있는 그놈을 발견한 것이다.

죽음이? 가까이? 그동안 수면을 줄이고 일한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스트레스 받으면서 내가 이루려고 했던 게…살려고 했던 거구나. 죽으려고 했던 일인가?모두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갑상선암은 흔하고 암 같지 않은 병처럼 치우는 사회 분위기에… 안심했다.

수술 당일 오전 5시 괜찮아, 별거 아니야, 과잉진료야, 의사들이 돈을 벌려고 하는 거야.의술이 발달해 몰라도 될 병까지 알아보고 생긴 병이다.이런 말이 있더라.

수술해야 돼요?내버려두려고도 생각했다.의사에게 “수술해야 하나?”라는 우문을 하기도 했다.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말, 들을 수 없는 말, 의사가 수술하라고 했는데

내버려두면 전이가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나는 전이됐을 수도 있고 크기도 컸어.전이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몸의 중요 기관으로 정말 전이되면 어떡하지?수술하고 전이되어 죽는 사람이 많이 있었는데..무섭다.

수술 자리에서 드레싱을 하기 전 MRI 검사 같은 약을 먹고 MRI를 찍었다.결과가 나올때까지 무서웠지만 MRI상으로는 괜찮다고 했고

수술날 의사는?여전히 전이에 관한 위험성을 말한다.암은 몸에 퍼지는 전이가 문제가 된다.나는 지금 수술이 필요했어.

만약에 림프선 앞에 있으면?목둘레의 절반은 절개해야 한다.갑상선항진증과 저하증은 수술하지 않아도 되지만 암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고 했다.

애들은 어떻게 해?아이들이 걱정됐다.내가 살아 죽는다는 건 이제 나에겐 의미가 없어.아이들이 만약 죽으면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언젠가 인간극장에서 보았던 그 붕어빵 엄마도 어린 두 아이를 두고 결국 죽었지만.. 그동안 들었던 안타까운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 무서웠다.

병원에 간다는 말은 어떻게 해?수술하는 동안 누가 돌봐줄까?남편은 별로 내색을 안 하니까.마음을 몰라서

수술 준비 입원 3일 전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엄마가 몸에 뭐가 생겨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것만 따올게.”짧게는 이틀 밤, 길게는 5밤 자고 올게.

“엄마 죽을 거야?” “엄마 죽을 거야?” “어린애는 언제부턴가 그런 얘기를 해 어디서 봤나?아니면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입원하는 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생각해 보니 일을 했구나.가기 직전까지 사과 대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올렸다.오아시스 MD에 오전까지 전달하기로 했다.시간은 1시가 넘었다.아침 식사도 거르고 간간이 입원하는 날도 그랬다.

입원 3시경 병원 식당에서 비빔밥을 받고 통곡했다.저도 모르게 구겨진 종이처럼 얼굴이 찌푸려졌고,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

입원 전 PCR 검사를 남편과 둘이서 받았다.보호자도 나오지 못했지만 사정을 이야기하며 남편은 갔다.아이들에게

맛있는 병원 밥, 나는 혼자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너무 맛있었어.다 먹었다 최고의 만찬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구이와 고기계장! 싸서 동영상도 찍었다.아이들이 좋아했다.역시 나는 병원 밥이 맛있었어.애 낳을 때도 그랬는데 난 병원 밥이 너무 좋아.

수술 밤 12시부터 단식 수술은 9시 전후로 통보됐다.새벽에 일어났다.당일 새벽 병원 건물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한 것 같다.

8시 30분쯤인가?휠체어에 실려 수술실로 갔다.몸은 단단히 묶는다.다시 눈물이 흘렀다.곧 뜨거운 무언가가 몸으로 흘러들어와 잠이 들었다.

퇴원하는날…다음편에 계속…? 쓰다보니 길어지고…마음대로…

마음대로 블로그니까..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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