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통증은 여러 원인=심장이나 폐 검사를 해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꽃병이나 불안신경증에 의한 자율신경 과민반응이 흉곽 내부의 장기와 주변의 혈관과 근육을 과긴장하게 해 가슴이 아프다는 호소를 자주 받게 되면 여러 원인을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한다. 흉통 또는 흉통의 원인 중에는 심폐 관련 질환도 있으며 이곳에서는 아무리 검사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자율신경의 원인도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운동 부상 체크다. 피트니스 요가 골프 등 상체근육과 흉곽 주변 근육에 무리를 주는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운동이나 경기 결과에 신경이 곤두선 상태에서는 운동 중 근육에 무리가 온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골프 스윙 연습을 너무 많이 한 뒤엔 몰랐지만 나중에 갈비뼈 골절이 오는 경우도 주변에 흔하다.
이 밖에도 요가나 피트니스 등 어려운 동작을 할 때 가슴이나 등 주변 근육에 무리하게 힘이 들어가면 근육 경직이 발생해 가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의 특징은 특정 동작을 할 때, 혹은 숨을 크게 내쉬고 들이마시면서 흉곽 주변의 근육을 자극하는 동작을 할 때, 특히 특정 부위가 심하게 아픈 경우 이는 흉곽 주변의 근육 통증을 먼저 점검하고 치료할 필요도 있다.
두 번째로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할 때 결코 대수롭지 않은 부분은 심장질환이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에 따른 심장마비 전조증상으로 흉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왼쪽 가슴뿐 아니라 가운데, 오른쪽, 쇄골 아래, 명치 쪽 등으로 통증 부위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의 통증이 아니라고 해서 심장질환은 아닐 것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전형적인 경우에는 가슴이 쥐어짜이는 것처럼 아프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슴이 답답한 정도,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 꽉 죄이는 느낌 등으로 통증이 심하지 않은 전조증상일 때도 많다.
이 정도인데도 심장혈관이 많이 막혀 있어 위급한 상황을 맞는 경우도 많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빨리 걷거나 뛰거나 운동, 계단 오르기, 물건 들어올리기 등 근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슴 통증이나 숨이 찬 증상이 특히 잘 나타난다면 이때는 심장질환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때는 즉시 심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밖에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도 호흡 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이 나타난다. 이는 그대로 두면 호흡곤란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병원에서 심장이나 폐, 유방 등 여러 부위를 검사해 보고도 흉통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환자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자율신경 과민반응에 의한 신체화증후군인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거나 불안, 숨겨진 분노를 억제하며 생활하거나 지나친 걱정과 걱정이 계속돼 내적으로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불안감이 가중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련의 심리적 갈등 상황은 그대로 뇌의 과부하를 초래한다. 그리고 이것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속돼 내적 자아가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율신경이 과민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자율신경은 전신의 여러 장기나 부위에서 과긴장으로 인한 기능성 신체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가장 간단한 예로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갑자기 식은땀이 나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렇다고 심장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혈관질환이나 다한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순간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뇌와 자율신경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나타난 신체증상이다.
이처럼 자율신경이 과민해지면 흉곽 안에서는 심장이나 폐가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그리고 온몸의 혈관과 근육이 수축, 긴장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항상 어깨나 뒷목 근육이 잘 뭉치게 된다.
이때 자율신경은 어깨나 뒷목 근육은 물론 흉곽 주변의 크고 작은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킨다. 때로는 팔다리 근육도 수축돼 저리거나 경련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전신성 긴장반응이 심장이나 폐, 그리고 흉곽 외부의 근육이나 혈관의 수축반응으로 이어지면 이것이 흉곽을 조이는 결과를 가져와 가슴쪽 통증이 불쾌감으로 이어진다.
가슴뿐 아니라 명치 쪽에서는 내부에 위장의 평활한 근육도 긴장하기 때문에 명치 통증과 옥죄기의 답답함도 잘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심장이나 폐, 그리고 흉곽근육 자체가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당장 심장이나 폐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는 연이어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여성인 a씨도 그런 예다. 처음에는 갑자기 밤에 자다가 깨어나 숨쉬기가 힘들었고 이내 가슴 한쪽이 아팠다. 처음에는 1020분 있다가 다시 잤다.
그러나 a씨는 며칠 뒤 또 그런 증세가 나타나 지금은 낮에도 늘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병원만 3곳을 다니며 여러 검사를 했지만 심장 폐 위 식도 등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물론 가벼운 위염 식도염이지만 식도염 약을 먹어도 아무 효험이 없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꽃병과 불안신경증 때문이었다. a 씨는 결혼 6개월째 신혼이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몇 달 뒤 잘 맞아 결혼을 했지만 결혼 후에는 너무 안 맞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 소비지출 개념이 매우 다르다고 한다.
각자 맞벌이인데도 a 씨는 어떻게 해서든 한 푼이라도 아껴 모으려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자기가 번 돈이니 신경쓰지 말라며 자신의 취미생활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a씨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앞으로 이 남자와 함께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가는 상황이었다. 이런 내적 갈등이 뇌를 자극하고 이것이 자율신경 과민으로 이어지면 가슴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한약 위주로 치료하게 된다. 여기에 불안신경증이나 꽃병 등이 있다면 이를 치료하는 한약을 함께 처방하게 된다.
자율신경과민이 한약으로 안정되면 가슴 통증의 원인도 덜하지만 두통, 현기증, 이명, 손 저림, 체온의 갑작스러운 변화, 땀 분비 이상, 신경성 위장병 등 다양한 신경성 신체화 반응도 함께 호전된다.
굳이 개개의 증상을 다른 각과의 병원에서 약을 먹고 낫는 병이 아니다. 이는 자율신경이 안정되면 동시다발적으로 생긴 전신 증상도 함께 낫는다.
아울러 가족의 갈등이나 직장이나 대인 갈등, 진로 불안, 사업 불안 등 개개인의 환경적 원인도 분석해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때로는 a씨와 달리 겉으로는 아무런 갈등이 없어 보이는 환자도 많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성격적 긴장, 민감성이 원인일 수도 있다. 때로는 양심이나 체면, 자존심 등의 문제로 자신도 그런 부분을 힘들었다는 것을 모르고 참아 온 경우도 많다.
이 같은 긴장성 요인을 분석해 이 부분에 대한 마인드 컨트롤 노력을 함께해 나가는 것도 이 같은 자율신경 과민반응에 따른 신체 증상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글/한의사 강영혁(분당 마음의 장소 한의원)